<열린마당>생명공학과 골다공증

 ◆칸티바이오 유용석 대표 canti@cantibio.com

최근들어 생명공학산업이 21세기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IT산업이 막을 내리고 BT산업이 주도해 나갈 것이라는 섣부른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급기야 바이오산업이 선진국과 후진국을 결정짓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인식도 팽배해지고 있다.

 아마도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된 IT산업의 침체가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이 경쟁이라도 하듯 바이오산업에 앞다퉈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10년 한국을 세계 6위의 바이오 선진국으로 도약시킨다는 목표 아래 신약개발·유전자조작·바이오인포매틱스 등의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걸음마 단계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면 더욱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때다.

 즉 한국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을 연구해 이를 산업화로 연계하는 차별화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께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고령화사회에서 가장 큰 관심 중 하나는 노화에 따른 각종 질병으로부터의 위험을 줄이는 문제다.

 그 중 골다공증은 노화에 따라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질병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골다공증은 단순히 폐경 후 여성에게 발생하는 골감소 현상으로 치부하는 등 그리 심각한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이미 200만명 이상의 골다공증 환자가 있으며 이 중 해마다 5만∼10만명 이상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상을 당하고 이 중 15% 이상은 사망한다.

 이처럼 골다공증은 많은 사람들의 쾌적한 삶을 저해하는가 하면 사망까지 초래하게 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오는 2005년께는 자연사 원인 중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다양한 게놈프로젝트 등을 통해 노화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방지하려는 유전공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현실적으로 볼 때 골다공증의 더욱 정확한 진단과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이 일어난 환자의 치료법 개선 등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골다공증과 관련해 약 4000억원 이상의 정형외과용 정밀의료기기를 수입했다. 골다공증을 해결하려면 우선 골다공증 진단기·인공관절·척추고정나사·치과용 임플란트·인공골 등의 국산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그동안 우리는 자본과 경험부족 및 기술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골다공증 관련 제품개발의 환경조성이 다소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체계적인 개발 프로세스 및 검증시스템 등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서구 선진국과 아시아계 민족들은 신체특징이 다르다는 점에서 골다공증에 관한 연구는 아시아 시장에서 선진국과 비슷한 출발선상에서 경쟁이 가능한 제품이다.

 최근들어 관련기술의 발달로 국내에는 이 분야에서 종사할 수 있는 공학적 기술 및 지식을 갖춘 우수한 인력이 풍부해졌다. 다른 생명산업에 비해 연구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도 자금력이 풍부하지 못한 우리에게 매력적이다.

 최근 몇몇 벤처기업들이 열정과 인내를 가지고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 확보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수입기기의 국산화 노력 등에 힘입어 국내시장 또한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이를 생명공학의 한 분야로 인식하고 적절한 지원시책을 펼친다면 단순한 성장 가능성에서 벗어나 유전공학 혹은 생물학적 생명공학과 더불어 생명공학의 두 개의 큰 줄기 중 하나로 성장해 미래 국가 기술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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