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통화품질 평가결과를 놓고 이동전화사업자들간 논란이 거세다.
이번 논란은 발표당일 양질의 주파수를 가진 지배적사업자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자 돌연 절차에 문제가 있는 평가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지적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정보통신서비스 품질평가협의회는 부랴부랴 결과발표를 연기, 스스로 신뢰성을 상실했다.
그러자 이번 평가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은 사업자는 즉각 광고 등을 통해 미발표된 내용을 홍보하는 한편 결과발표를 막은 사업자들의 자세를 문제삼았다. 경쟁사업자가 또다시 반박했음은 불문가지다.
과연 통화품질 결과를 놓고 이 정도 소란을 벌여야 했을까. 2세대(G)를 넘어 3G로 향하고 있는 국내 통신사업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또 통화품질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가능한지도 의심스럽다. 같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기지국에 가까운 사업자의 평가결과가 좋게 나오기 마련이며 이동전화 사용자의 유형에 따라서도 오차가 많이 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사업자들이 합의한 절차에 따라 평가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를 공표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도 한번 되짚어볼 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업자별로 거의 같은 수준의 통화품질이 나오고 있어 몇개 지역에서 특정 사업자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식의 평가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업자들간의 미미한 차이가 마치 사업자간 통화품질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사업자들간에 소비적인 논쟁만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소비자가 이동전화 통화품질에 과연 목을 매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사업자간 감정싸움의 단초를 제공했던 정부는 이제라도 쓸데없는 일 만들기보다는 사업자간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는 데 머리를 써야 할 것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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