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e비즈니스 표준화를 체계적·전략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이는 세계시장에서 우리가 이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 바로 세계 표준화란 점 때문이다. 우리의 기술과 제품이 세계표준이 돼야 세계 어떤 기업의 제품과 경쟁해도 시장에서 이길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디지털시대를 맞아 e비즈니스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 분야 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계표준화가 바로 기업발전의 확실한 담보인 까닭이다.
우리도 이같은 표준화의 중요성을 절감해 이미 국가표준기본법을 제정해 국가표준제도의 확립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차세대 e비즈니스 관련 표준화는 우리가 전자상거래표준화 통합포럼 등의 운영을 통해 나름대로 노력은 했으나 그 성과는 미흡해 이제 겨우 기본골격을 갖춘 상태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겠지만 e비즈니스와 관련한 우리의 원천기술이 부족하고 표준화에 대한 기업들의 낮은 관심도와 참여가 미비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정책의 표류로 표준화를 추진하는 관련기관간의 역할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동안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표준화를 추진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조차 표준 없이 임의대로 e비즈니스 솔루션 개발에만 치중, 조만간 제품간 호환성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안고 있다. 이런 것이 결국 e비즈니스 발전의 저해요인이 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오는 2004년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차세대 e비즈니스 표준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6대 정책방향을 수립한 것은 기대를 해봄직한 일이다. 비록 지금은 상대적으로 표준화 주도 대열에서 뒤진 상태지만 미래 e비즈니스 표준화를 앞당기기 위한 비전과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는 이번에 정립한 표준화 추진체제가 내실있게 유지되도록 상호 협조와 맡은 업무 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칫 부처별 역할만 분담해놓고 긴밀한 협조 없이 부처간 이기주의에 빠져 영역다툼을 재연하거나 형식적인 업무자세를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역할분담만 해놓고 구체적인 실행이 없다면 하나마나한 일이다. 부처간 영역다툼 대신 대승적 관점에서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제도와 행정체계의 미비 등을 개선해 기업들이 이 분야의 표준화 기반을 구축하는 데 가속도가 붙도록 지원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다음은 기업들의 원천기술 개발노력이다. 기본적으로 남보다 우수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그것을 세계 일류기업들이 인정해줄 때 세계표준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최고기술을 개발해도 관련업계로부터 그 기술에 대한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세계표준이 되기 어렵다.
기업들은 최고의 기술개발만이 세계 표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은 기술개발시 국내시장이 아닌 세계시장을 공략대상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곧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국가경제를 성장시키는 길이다.
이번 정부의 e비즈니스 표준화는 정부와 기업들이 일치단결해 확고한 비전 아래 현안을 단계별로 해결하고 실천할 때 정책적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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