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화시장에 소프트뱅크그룹의 비비폰을 비롯한 인터넷 전화가 잇따라 등장,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그동안 NTT동서지역회사가 장악하고 있던 시내전화, 인접지역전화, 시외전화 그리고 국제전화 시장에까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해 12월 18일 ‘비비폰’으로 일컬어지는 인터넷 통신기술을 이용한 인터넷 프로토콜(IP) 전화방식을 이용, 올 봄부터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통화료는 일본 국내와 미국 본토 지역 균일로 3분에 7.5엔으로 책정, 일본 최대 통신업체인 NTT와 가격경쟁에 뛰어들 채비다. 이로써 일본 전화 시장에 소프트뱅크라는 거대 공룡의 등장은 시간 문제로 남아 있다.
소프트뱅크의 공식 시장 참여 선언이 있은 지 3일 만인 21일, 통신 벤처기업인 헤이세이도 시내전화 3분, 7.5엔을 내걸고 발빠르게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개시했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한 한정 서비스를 시작으로 올해 4월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진입 이전에 저렴한 가격으로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저렴한 전화요금이 가능한 이유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네트워크 기술’을 꼽으며 기술력을 이용한 시장 선점에의 자신감을 표명했다.
이밖에 NTT와 함께 일본 전화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KDDI도 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IP전화 서비스를 내년부터 개시할 방침이라고 밝히는 등 통신, 전화, ADSL 서비스 회사들이 앞다퉈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요금인하를 통한 시장 경쟁은 지난해 5월 마이라인 제도의 도입과 함께 이미 본격화된 상황이다. 소비자가 자신의 가정용 전화 서비스 회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마이라인 제도는 전화 서비스 회사간의 요금인하 경쟁을 촉발, 20여년간 지속돼온 시내요금 3분에 10엔의 벽을 무너뜨렸다. 지금은 8.5엔까지 하락한 상태.
또한 총무상의 자문기관인 정보통신심의회는 통신 요금의 인하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NTT동서지역회사가 일률적으로 통합 관리, 징수하고 있는 고정전화의 기본요금 부문을 개방한다는 정책제안안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이 채택될 경우 일본 전화 시장 전 부문이 경쟁구도하에 들어가게 된다.
여기에 ADSL의 빠른 보급 속도를 등에 업고 저렴한 인터넷전화가 등장, 새로운 경쟁자로 나서는 것이다.
지난해 1월 기준 1만6000건에 불과했던 일본내 ADSL 가입자수는 인터넷 붐과 더불어 폭발적으로 증가, 3월말 7만건, 9월말 65만건, 11월말에는 약 120만건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ADSL를 이용한 인터넷전화 서비스 환경이 갖춰지면서 인터넷전화가 일반전화를 시장에서 완전히 밀어낼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전망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인터넷전화가 일본 전화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ADSL 가입자수 증가 추세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는 이미 계약건수 3000만건을 넘어선 NTT도코모의 벽을 어떻게 넘어설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성호철 통신원=도쿄 sunghoch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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