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가 똑똑해진다.’
정보통신기기가 다양해지면서 무전기에도 정보화 바람이 불고 있다.
모토로라·유니모·태광·메이콤 등 국내외 무전기 전문업체들은 같은 주파수대역 내에서 여러 명이 무선으로 교신하게 하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쓰임과 수요자에 따라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무전기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무전기에 연결해 사용하는 무선이어폰·배터리·충전기 등 ‘액세서리’라 불리는 주변기기도 종류가 광범위해지면서 무전기 기능을 한차원 올려놓고 있다. 일부 업체는 군용, 장애인용 등 특수 계층 수요자를 대상으로 해온 제품을 일반 소비자 시장에 맞게 특성화해 선보이기도 했다.
모토로라는 건설·조선 등 특화시장을 겨냥한 특수 액세서리 ‘사복스(SAVOX) 시리즈’를 선보였다.
모토로라가 개발한 이 특수 액세서리는 두개골 진동이나 성대울림 등으로 메시지를 전달, 소음이 심한 작업 상황에서도 깨끗한 음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복스 헬멧 콤(Helmet-Com)은 안전모에 부착해 사용자 두개골의 진동을 이용한 골도 통신이 가능하다. 사복스 스로트-마이크(throat-mic)는 목에 띠를 둘러 사용자 성대에서 음원을 추출하는 방법으로 발신자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유니모테크놀로지는 일대다 통신이라는 무전기의 고정관념을 깨고 이동전화단말기처럼 일대일 통신이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다.
유니모테크놀로지 생활무전기 ‘KSR-1’은 원하는 사람과 일대일 비밀통화(scramble) 기능을 제공한다. 비밀통화기능은 다른 사람이 우연히 통화내용을 듣게 되더라도 음이 일그러져 들리므로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게 한다.
태광산업은 음성활성화(VOX) 기능과 음성보안(CTCSS) 기능을 지원하는 무전기 제품(모델명 TFR-1600, TFR-310)을 선보였다.
VOX(Voice activated transmission)란 음성자동송신기능으로 음성을 감지해 자동으로 키를 잡아 송신하고 음성 송신이 없을 때는 대기해 수신하게 해주는 기능이다. 즉 원하는 채널을 선택한 후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도 송신이 가능, 사용자의 이동성을 높여준다. CTCSS(Continuous Tone Coded Squelch System)기능은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미리 설정된 톤 코드로 둘이서만 교신할 때 사용한다. 동일 채널상의 다른 사람이 교신하는 내용이 들어오지 않게 차단, 생활무전기의 취약한 보안성을 보완했다.
이밖에 첩보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무선이어폰이나 이어마이크로폰시스템으로 연결해 무전기를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위장하는 액세서리도 있다.
제이콤은 오토바이헬멧 안에 착용하는 이어마이크세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헬멧 내부에 장착하므로 무전기를 착용하지 않은 것처럼 위장할 수 있고 바람소리에 영향받지 않고 통신이 가능하다. 헬멧 장착용 스피커와 마이크, 핸들부착용 PTT 이어마이크와 무전기 연결 커넥터로 구성된 핸들에 PTT 이어마이크를 부착하므로 운전중에도 편리하게 교신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전기가 깨끗한 통화품질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휴대폰의 영향으로 보다 다양하고 편리한 통신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이 각광을 받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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