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닷컴기업이 몰락한 가운데 USA네트웍스의 CEO인 배리 딜러가 최근 회사 이름을 USA인터액티브로 바꾸고 40억달러를 인터넷사업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발표는 USA네트웍스가 케이블 네트워크·TV제작업체·영화사 등 오락 관련 사업부문을 비방디유니버설에 103억달러에 매각키로 합의해 여유자금을 확보한 뒤에 나온 것이다.
딜러의 이 같은 계획은 ‘홈쇼핑 네트워크’를 건설한 비전의 인물인 그가 갑자기 사업 감각을 잃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신 인터넷시대의 여명을 일찍 간파했기 때문일까.
인터넷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딜러의 의도를 정확하게 분석해내지는 못했지만 몇 가지 예상되는 딜러의 전략을 거론하고 있다.
첫째는 딜러가 야후 인수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가 야후를 인수하게 되면 온라인 오락부문에서 확고한 입지를 얻게 되고 3년 전 라이코스 인수의 실패를 일거에 만회하게 된다. 그러나 적자기업인 야후의 기업가치가 현재 주가 기준으로도 무려 92억8000만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주로 주장하는 둘째 전략은 딜러가 양방향 TV사업에 진출하고 자신의 온오프라인사업체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 전략이 사실이라면 딜러는 인터넷 음악·영화 배급 등 각종 오락 관련 업체와 인프라 및 케이블 네트워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딜러의 의도에는 유망 인터넷기업을 사들인 후 나중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챙기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과거 자파타나 CMGI가 채택했다가 실패한 전략이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닷컴 거품이 빠진 현재 이런 전략이 승산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어쨌든 많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도 불구하고 딜러의 진짜 숨은 전략이 드러나려면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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