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내년 1월 양해각서(MOU) 교환을 목표로 협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합의, 향후 수순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전체적인 틀에 대한 합의는 MOU를 통해 해결해도 각론으로 들어갈 경우 양측의 이견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고 채권단 등 이해 관계자와의 의견조율 등 몇가지 쟁점사안에 대한 벽을 넘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은 진행중=이번 2차 협상의 가시적인 성과는 협상을 계속 진행한다는 점이다. 양사는 일단 내년 1월중 MOU 교환을 목표로 협상하기로 했다. 이로써 양사는 마이크론과 도시바의 전격 제휴 이후 퍼진 협상 불발설을 잠재웠다.
또 양사는 향후 협상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 박종섭 사장은 “구조조정 특위의 승인을 받아야 하나 마이크론이 원하는 방안을 포함해 서로 얻어낼 수 있는 종합적인 제휴 방안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도 26일 “두 회사의 협상이 깨질 우려는 거의 없다”면서 “마이크론 협상팀이 내년 1월초 다시 방한해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종섭 사장은 “전례없는 창의적인 합병 방식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D램사업 인수나 도시바 공장 인수, LG반도체와 현대전자의 합병 등의 여러 방식을 혼합한 제휴가 나올 전망이다.
◇몇가지 쟁점들=문제는 각 일관생산라인(FAB)의 가치를 얼마나 정확히 산정하느냐다. 또 하이닉스의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맞교환 과정도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문제는 결국 경영권의 향배와 관련이 있다. 부채 탕감을 포함한 채권단의 추가 지원도 MOU 교환 이후 큰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최소한의 투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길 바라나 하이닉스는 경영권 만큼은 완전히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양사는 외형상으론 지분 맞교환으로 공동 경영 형태를 띠면서도 마이크론이 사실상 경영권을 쥐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은 경영권의 향방과는 상관없이 투입 자금의 조기 회수와 추가 지원의 최소화를 원한다. 이 때문에 하이닉스는 마이크론보다도 채권단을 설득시키는 작업에 더욱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맞교환 방식도 마이크론이 무상증자 형태로 신주를 발행하고 서로 주식 유통물량에 맞춰 비율을 정해 액면 병합을 하는 형태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양사의 주당 가치 격차가 너무 벌어져 액면병합 비율은 4대1 수준에 이른다. 더욱이 양사의 자산 가치에 대한 평가까지 겹쳐 가치 산정 작업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양사는 경영 컨설팅 업체를 통한 객관화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사실상 자회사가 될 하이닉스의 부실을 떨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이닉스와 채권단도 주당가치를 높이려면 어느 정도 부채 탕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지난 10월말 채권단 지원 결의 과정에서 홍역을 치른 채권단은 부채 문제만 나와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있다.
채권단으로서는 제휴로 생길 주식 가치 상승이 기존 지원과 추가 지원 총액을 어느 정도 만회할 정도라면 지원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특위는 이번주중 4차 회의를 갖고 이같은 방안들을 놓고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박종섭 사장이 갖고 온 협상안을 별 논란 없이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가치 산정과 부채 탕감, 추가 지원 등에 대해 하이닉스와 채권은행들간 다른 이해 관계를 조정하려면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MOU 교환이 예정대로 1월중 이뤄지더라도 최종 협상 타결은 1분기 말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전자 많이 본 뉴스
-
1
'게임체인저가 온다'…삼성전기 유리기판 시생산 임박
-
2
LS-엘앤에프 JV, 새만금 전구체 공장 본격 구축…5월 시운전 돌입
-
3
브로드컴 “인텔 칩 설계사업 인수 관심 없어”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LG전자, 연내 100인치 QNED TV 선보인다
-
6
필에너지 “원통형 배터리 업체에 46파이 와인더 공급”
-
7
램리서치,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 참전…“HBM서 축적한 식각·도금 기술로 차별화”
-
8
GST, 연내 액침냉각 상용제품 출시…“고객 맞춤 대응할 것”
-
9
비에이치, 매출 신기록 행진 이어간다
-
10
정기선·빌 게이츠 손 잡았다…HD현대, 테라파워와 SMR 협력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