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제품에 밀려 국내 PCB업체로부터 홀대를 당해온 국산 PCB드릴이 국내 시장에 착근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국내 PCB드릴 산업 육성차원에서 그동안 무관세를 적용해온 외산 PCB드릴에 대해 내년부터 8%의 관세를 부과키로 확정, 최근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내년초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대당 4억∼5억원에 달하는 외산 PCB드릴의 경우 3000만원 이상의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돼 국산 PCB드릴의 가격 경쟁력이 그만큼 올라가게 된다.
PCB드릴 전문 생산업체인 이오테크닉스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매년 수입되는 PCB용 드릴은 레이저드릴 30여대를 포함, 70대를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외산 일색의 PCB드릴 시장에 국내 업체가 발붙일 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 방침을 반겼다.
PCB의 경박단소화가 급진전되고 휴대폰을 중심으로 마이크로 비어홀을 요구하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국내 주요 PCB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첨단 레이저 및 메커니컬 드릴을 경쟁적으로 구매했다. 특히 지난 2000년에는 국내에 수입된 레이저·메커니컬 드릴이 무려 1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올해의 경우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PCB업체의 설비 투자가 주춤, 수입 물량이 줄어들었으나 내년부터 국내 PCB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여 PCB드릴 수요도 종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여기에다 대구경 드릴을 사용하고 있는 중견 PCB업체의 드릴이 대부분 노후돼 오히려 내년부터 드릴 수요는 2000년 수준을 상회, 국내 PCB드릴 시장은 500억원선을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국내 PCB드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 국내 드릴업체들은 취약한 가격·품질 경쟁력으로 인해 외국 업체에 고스란히 시장을 내주어야만 했다. 특히 국내 주요 PCB업체의 국산 외면까지 겹쳐 대부분의 업체들이 수출로 활로를 뚫는 등 근근이 연명해왔다.
이같은 와중에서 정부의 수입관세 부과조치는 국산 PCB드릴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드릴업계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투자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국내 PCB업체들이 이번 조치로 국산 PCB드릴에 눈길을 돌린다면 국산 PCB드릴의 국제 경쟁력은 획기적으로 개선돼 수출 유망 제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설명한 드릴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내년이 국산 PCB드릴 산업의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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