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3:새해 청사진-외국기업편>산전부문-페어차일드코리아

임오년은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대표 김덕중) 1800여명 임직원에게 새로운 도약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99년 4월 삼성전자 전력용반도체(PD)사업부에서 페어차일드 한국공장으로 새출발한 지 4년째를 맞으면서 그동안 갈고 닦아온 기량을 발휘할 때가 온 것이다.

 이들을 설레게 만든 건 바로 내년에 30% 이상 급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시장.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백색가전은 물론,디지털TV·DVD·디지털카메라 등 멀티미디어 제품 모두에 필수적인 전력용반도체를 생산하는 만큼 가장 빠르게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기술력과 기술인력을 확보했다”는 김덕중 사장은 “우수한 생산능력과 영업력을 갖춘 만큼 대중국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제야 시작하면서 떠드는 게 아니다. 중국을 겨냥한 사전 정지작업은 수년 전부터 시작됐고 중국시장 전략제품인 지능형파워모듈(FPM)·지능형파워디바이스(FPS) 등도 이미 내놓았다.

중국 본토 뿐만 아니라 홍콩·대만 등 범화교권 국가에 대해 영업라인도 확보해 뒀다. 지난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반도체시장의 점유율이 40%에서 70%로 오르고 FPS 등 일부 제품은 없어서 못팔고 있다.

 “문제는 시장회복 시점”이라는 김 사장은 “2분기부터 바닥을 탈출해 하반기부터 5% 내외의 소폭 성장에 그치겠지만 2003년은 중국시장과 함께 큰 도약을 이룰 것”이라며 이 시기를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언제든지 때가 되면 바로 뜰 수 있는 만반의 준비도 갖췄다. 지난해말 본사에서 중국 상하이 쑤저우에 후공정 공장 설립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미뤄오던 D라인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도 같은 맥락에서 적시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페어차일드가 당장 국내 라인을 중국으로 옮기거나 협력 거래처를 바꿀 생각은 없다. ‘파워스타즈’의 일류 제품군을 만드는 데는 분명 국내 패키징 및 테스트업체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특화된 기술이 뒷받침됐다. 이 때문에 중국시장을 겨냥한 행보에도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최근 일부 협력업체에 후공정 생산설비를 이관한 것도 과정 중 하나다.

 커크 폰드 페어차일드 회장이 지난 12월 방한 기자회견에서 페어차일드코리아를 두고 “가장 성공적인 인수·합병”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그간의 경영실적도 매우 우수하다. 분사 첫해인 99년에도 5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2000년에 20% 이상 성장, 7억달러에 육박하는 실적을 거뒀다. 또 지난해에는 경기악화의 영향은 있었지만 20% 하락에 머물러 선전했고 무역의 날에는 ‘4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사장의 경영 철학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우받고 신나게 일하도록 한다’다. 평범하면서도 많은 의미를 던진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올해에도 신나게 일할 수 있게 일감이 넘치기를 기원했다.

 특히 김 사장은 “한국 반도체산업의 자존심과 저력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라고 신년 포부를 밝혔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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