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체들이 최근 각광받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공략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2(소니)·게임큐브(닌텐도)·X박스(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 대변되는 고성능 게임기는 전용 CPU는 물론, D램과 그래픽 가속 칩, 네트워크 연결용 칩 등의 탑재가 필수적이어서 반도체업체들에는 새로운 수요처로 급부상중이다.
이 때문에 초기 부품 공급 및 공동 개발에 성공한 인텔·도시바·IBM·삼성전자·엔비디아 등은 장기적인 물량 확보는 물론, 성탄 및 방학으로 이어지는 계절특수에 즐거워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출시한 X박스에 노트북용으로 사용됐던 모바일 펜티엄Ⅲ 733㎒를 공급하는 인텔은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100만개 이상의 CPU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이를 통해 내년초 ‘모바일 펜티엄4’로 넘어가면서 단종할 수도 있었던 제품을 틈새시장을 개척해 수요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기술지원을 통해 성능 업그레이드 및 후속제품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IBM은 지난달 18일 첫 출시해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닌텐도의 게임큐브에 구리배선기술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485㎒ 게코(Gekko) 프로세서를 공급했다.
닌텐도가 최근 내년 3월까지 총 450만대를 판매한다고 밝힌 만큼 IBM은 닌텐도의 공격적인 영업력에 힘입어 꾸준한 판매증가세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도시바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에 부동소수점연산(FPU) 기술을 적용해 자체 개발한 CPU인 이모션 엔진을 공급했다.
비록 클록 주파수는 295㎒로 낮지만 캐시나 외부 버스 대역폭 등을 넓혀 고성능을 지원하는 장점을 인정받아 도시바는 1000만개 가량의 물량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X박스에는 DDR SD램과 플레이스테이션2에는 램버스 D램을 각각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DDR SD램의 경우 펜티엄4 PC에도 탑재되면서 생산량을 월 1500만개로 대폭 늘린 상태다.
이밖에도 NEC는 게임큐브에 독자방식으로 개발한 1트랜지스터 S램을 공급하고 있으며 ATI·엔비디아는 각각 게임큐브와 X박스용 그래픽 가속 칩을 공급, 4분기에도 실적이 대폭 향상되는 등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CPU와 메모리반도체업체들로서는 PC시장이 주 타깃이 됐지만 최근 게임기·PDA 등으로 다각화되면서 새로운 틈새시장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공격적인 제품개발과 기술지원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표:주요 반도체업체 게임기용 칩 제품현황
주요 반도체업체 게임기용 칩 제품현황
업체 제품 적용 게임기
인텔 펜티엄Ⅲ 733㎒ CPU X박스(마이크로소프트)
도시바 이모션 295㎒ CPU 플레이스테이션(소니)
IBM 게코 485㎒ CPU 게임큐브(닌텐도)
삼성전자 DDR SD램 X박스
NEC 1트랜지스터 S램 게임큐브
ATI 플리퍼 그래픽 칩 게임큐브
엔비디아 XGPU 그래픽 칩 X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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