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닷컴 불황에 지난 9월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를 강타한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이어지는 3각 파도에 휘말려 최근 전세계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테러 사건 후 해외 출장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키3미디어(http://www.key3media.com) 등 IT전시회 관련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또 전반적인 수요 위축으로 휴대폰 제조에서부터 이통 서비스, 초고속 인터넷, PC,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IT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업체들의 매출이 최근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휴대폰 거인 노키아(http://www.nokia.com)의 3분기 판매가 작년 동기보다 10% 감소했고, 또 PC 1위 업체 델컴퓨터(http://www.dell.com)의 매출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의 경우 불황의 타격은 더욱 심각하다.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반(http://www.baan.com)의 마케팅 담당 행크 드 루이터 부사장은 “테러 사건 후 일반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의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신규 계약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격감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DBMS 1위 업체 오라클(http://www.oracle.com)이 최근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도입해 무려 10억달러의 비용을 절약했다’는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통해 “어려운 때일수록 IT에 투자하라”고 적극 권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영국의 시장조사 회사 PA컨설팅(http://www.pa-consulting.com)이 최근 포천 500대 기업들의 IT투자 우선순위(2002년)를 조사한 결과 ‘가시적인 투자(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에만 투자하겠다’고 대답한 경영자가 무려 70%에 달했다는 점에서도 얼어붙어있는 IT투자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최악의 위기상황이 호황으로 다가온 곳도 있다. 9·11 테러 사건이 발발한 후 관심이 높아진 정보보안 및 재난방지 분야 업체들이 그들이다. 특히 위험한 해외 출장을 가는 대신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영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컴퓨터 및 부가 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전 세계적인 불황 속에 특수를 누리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로 오디오 및 비디오 영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네시스(http://www.genesys.com)는 테러가 발생한 후 지금까지 영상전화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80%나 늘어났다.
또 영상회의용 컴퓨터 시스템을 공급하는 픽처텔(http://www.picturetel.com)과 폴리컴(http://www.polycom.com), 텔리리스(http://www.teliris.com) 등은 각각 “최근 매출이 작년동기 대비 무려 3∼4배씩 수직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생체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보안업체를 비롯해 대량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스토리지, 데이터센터, 응용 소프트웨어 서비스(ASP) 업체들도 테러 사건이 발발한 후 매출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보안분야를 보면 미국 비저닉스(http://www.visionics.com)는 사람들의 얼굴 특징을 추출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는 생체인식 시스템 ‘페이스 잇’ 하나로 테러 사건 후 IT벤처 업계에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또 영국의 퀴네티크(QinetiQ http://www.qinetiq.com)도 신문 속에 둘둘 말아 비행기에 반입하는 세라믹 칼을 찾아내는 스캐너에 대한 수요가 폭주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재난 방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장장치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토리지텍(http://www.stortek.com)을 비롯해 백업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베리타스http://www.veritas.com), 데이터센터 업체 선가드데이터시스템스(http://www.sungard.com) 등의 매출도 테러 사건 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각종 정보기술(IT) 관련 장비를 빌려 쓰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ASP)도 각광받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해 캘리포니아에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리바(http://www.ariba.com)의 경우 주가가 9월말 1.4달러에서 5.2달러(12월 6일)까지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국제 많이 본 뉴스
-
1
공중화장실 휴지에 '이 자국'있다면...“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
2
“인도서 또”… 女 관광객 집단 성폭행, 동행한 남성은 익사
-
3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체포…ICC 체포영장 집행
-
4
아이폰17 프로 맥스, 기존보다 더 두꺼워진다… “배터리 때문”
-
5
“하늘을 나는 선박 곧 나온다”…씨글라이더, 1차 테스트 완료 [숏폼]
-
6
“순식간에 무너진 139m 놀이기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롤러코스터 철거됐다
-
7
가스관 통해 우크라 급습하는 러 특수부대 [숏폼]
-
8
애플, C1 후속 제품 개발 중… “2026년 적용”
-
9
중국 동물원의 '뚱보 흑표범' 논란? [숏폼]
-
10
애플, 스마트홈 허브 출시 미룬다… “시리 개편 지연”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