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바이오시장 `구애`

 생명과학 업계를 향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구애가 본격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T업계의 생명과학 분야 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미 IBM을 비롯한 컴팩컴퓨터·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이 이 분야 업체들과 잇따라 제휴를 맺고 있다.

 이는 IT분야 성장세가 둔화되는 데 반해 생명과학 분야는 잠재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과학 분야에서 인간게놈 지도나 단백질 구조분석 등 유전자공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3차원 데이터 등 대규모 데이터 처리요구가 증가하면서 IT업계로부터 관련 장비나 자문서비스가 필요해지는 등 두 분야간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캐나다의 의약업체인 MDS프로테오믹스의 프랭크 글리슨 최고경영자(CEO)는 “생명과학 분야 데이터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인간게놈 연구에 비해 1000배 이상 큰 데이터를 처리해야 할 날이 코 앞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업계는 향후 10년안에 생명과학 시장이 최대 수요처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M의 관계자는 오는 2004년 생명과학 시장이 적어도 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염색체 배열분석 같은 분야의 경우 연평균 10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생명과학 분야 기업들에 대한 IT업계의 투자규모는 연평균 20% 정도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생명과학 분야 업체들을 향한 IT업계의 제휴손길 및 장비제공 움직임이 한층 더 바빠지고 있다.

 IBM은 단백질 구조연구에 잠재성이 있다고 판단, 캐나다의 MDS프로테오믹스에 슈퍼컴퓨터를 제공하는 한편 자문서비스에도 나서기로 했다.

 컴팩은 인간게놈프로젝트 핵심업체인 셀레라지노믹스와 제휴를 맺고 대규모 유전자지도 형성에 필요한 컴퓨터를 공급키로 했다.

 또 오라클·히타치 등은 마이리어드제네틱스와, 영국의 통신장비업체 마르코니는 옥스퍼드글리코사이언시스와 제휴를 맺었다.

 이밖에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생명과학 분야 업체는 아니지만 컨설팅 업체인 액센추어와 생명과학 분야를 공동 개척키로 했다.

 IT업계 관계자들은 “장단기적으로 볼 때 IT업체들에 있어 생명과학 분야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전제하고 “제휴를 통해 초기 시장기반을 확보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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