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코리아(AMK)는 나오고 한국알박은 들어가고.’
하이닉스반도체에 평가(evaluation)용 스퍼터 공급권을 놓고 AMK와 한국알박간의 눈치작전은 치열했다. 이천공장 6라인에 사용할 스퍼터 공급업체 선정작업에 주전 멤버인 AMK와 주전이 결장(缺場)하기를 바라는 한국알박간의 경합이었다.
결국 AMK는 결장을 선언했고 한국알박이 지명대타로 자리를 채웠다. 만일 대타로 들어간 한국알박이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면 주전 멤버는 AMK에서 한국알박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스퍼터는 진공처리된 공간에서 실리콘 웨이퍼에 얇고 균일한 금속막을 입히는 도금장비로 장비의 대당 가격은 30억∼40억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평가용이란 꼬리표는 거의 무상이나 다름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정기간 사용한 후 마음에 들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되돌려 달라는 것. 그러나 성능합격 딱지만 확보하면 연간 대여섯대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어 손해볼 것은 없다.
하이닉스로부터 스퍼터 공급권을 획득한 한국알박은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장비설치에 착수했다. 장비의 명칭은 ‘쎄라우스 ZX1000’으로 200㎜ 웨이퍼용이다.
이 장비를 삼성전자에 96년부터 공급해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알박은 그동안 하이닉스로부터 러브콜이 없어 애만 태웠었다. 그러던 것이 경쟁업체인 AMK의 결장으로 기회를 잡게 됐다. 한국알박이 하이닉스와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대형 소자업체 대상의 스퍼터 시장은 AMK·노벨러스·알박·도쿄엘렉트론 등의 유명업체들이 주로 장악해왔고 일부 틈새시장을 옥스퍼드섬·에스티에스 등 전문업체들이 담당해왔다.
6∼7년 전부터 삼성전자에 스퍼터 장비를 공급해왔던 한국알박으로서는 그동안 하이닉스에 장비공급 여부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더욱이 일본에서만 생산하던 TFT LCD용 스퍼터를 국내 양산한 데 이어 내년에는 웨이퍼용 스퍼터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알박의 입장에서 하이닉스는 스퍼터 국산화 성공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이번에 하이닉스의 스퍼터 공급 경기에서 선수가 AMK에서 한국알박으로 바뀐 것은 하이닉스의 재정상태 때문이다. 한곳은 하이닉스가 재정이 불안해 더이상 거래할 수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한곳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것. 수요업체의 위기가 공급업체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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