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0대 기업·기관 지식경영 실태조사

 

이번에 정보산업연합회(회장 윤종용)가 한국경영정보학회(연구책임자 안중호 서울대 교수)에 의뢰해 조사분석한 국내 200대 기업 및 기관의 지식경영실태에 관한 조사보고서는 최근들어 국내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지식경영시스템의 현황과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지식경영에 관한 논의가 몇년전부터 비교적 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식경영에 대한 전사적차원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고 지식정보시스템의 구축수준이나 제반환경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앞으로 국내기업들이 지식경영을 성공시키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의 주요 내용과 의미를 요약정리한다. 편집자

 ◇조사방법=이번 실태조사는 e비즈니스와 지식경영 시스템을 도입 또는 추진중인 국내 200대 공기업 및 사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식경영에 관한 기업의 전략과 리더십 △지식경영시스템 구축현황 △지식관리체계 △인적자원 △조직환경 △성과측정 등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식경영에 관한 국내기업의 전략=국내기업들이 지식경영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번 조사결과 국내기업들은 지식경영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이유로 작업절차의 개선(3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제품의 정보화(21%), 연구개발 개선(20%), 신시장 개척(14%), 유통망 강화(10%) 등의 순서로 중요성을 뒀다. 이같은 결과치는 기업들이 지식경영의 목표를 업무의 효율성 향상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식경영을 도입하기 위해선 임직원 대상의 변화관리프로그램이 도입돼야 한다. 조사결과 국내기업들은 지식경영을 위해 변화관리프로그램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전직원 대상 변화프로그램의 운영비율이 55%로 가장 높았으며 중간관리자(20%), 최고경영층(11%), 협력 및 제휴 업체(5%)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식경영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전사적 차원의 인식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지식경영시스템 구축현황=지식경영프로젝트의 실시 시기는 1년 미만(21%), 3∼5년 미만(29%) 등으로 대부분 기업이 최근 3년내 지식경영프로젝트의 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5년 이상인 경우가 전체의 7%에 불과했다. 지식경영프로젝트의 실시 기간은 1년 미만이 전체의 55%를 차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지식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식경영프로젝트팀의 구성원은 기획·조정 부서와 정보기술 부서가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케팅·연구개발·생산 부서의 참여도가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지식경영이 아직까지 관리부서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전사적 차원의 전략적 경영활동으로 자리잡고 있지 못함을 방증하고 있다.

 특히 e비즈니스의 수행에 필요한 지식의 생성 및 공유 활동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지식경영이 기존의 정보관리 차원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젝트 관리책임자는 사장·부사장(10%), 전무·상무(41%), 이사(18%) 등으로 임원이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았으나 부·차장의 비율도 30%나 돼 일부 부서나 기술적인 면에 치중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관리시스템의 주요 기능=지식관리시스템에서 사용하는 주요 기술을 살펴보면 그룹웨어 32.6%, DBMS 32%, 검색엔진 18%, DSS 5%, DW·DM 7%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식관리시스템의 주요 툴로 그룹웨어·워크플로·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을 가장 많이 도입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의사결정시스템(DSS), 전문가시스템(ES),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은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아 지식관리체계가 대부분 정보나 자료를 공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식관리시스템의 기능은 전자우편 및 게시판(28%), 전자토론장(16%), 문서검색기(20%), 헬프데스크(9%), 전문가정보(9%) 등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치는 국내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지식경영시스템이 주로 사내우편시스템의 기능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지식정보의 축적이 부족함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현재 실시하고 있거나 도입을 준비중인 e비즈니스의 유형은 전자상거래(EC)와 고객관계관리(CRM)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공급망관리(SCM)의 활용비율은 저조한 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현재 준비중인 e비즈니스 유형은 전자상거래 67%, 고객관계관리 10%, 전사적자원관리 ERP 13%, 전자구매 4% 등의 순이었다.

 지식경영의 대상이 단편 정보나 데이터에 그치고 있는 것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지식경영활동에서 관리하고 있는 지식이 대부분 데이터와 정보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이 보고서는 지식경영의 근본이 되는 형식지(explicit knowledge)나 암묵지(tacit knowledge)에 대한 관리나 공유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축적된 지식의 형태를 보면 형식지 24%, 암묵지 19%, 정보 39%, 데이터 18%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제품 및 서비스, 판매 및 마케팅, 연구개발(R&D) 분야의 지식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데 비해 협력업체에 관련 정보나 지식은 상대적으로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협력업체(공급자·유통업자 등)와의 지식이나 정보 공유가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식경영을 책임지는 CKO의 역할은 지식경영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이번 조사결과 CKO 역할을 담당하는 임원을 유형별로 보면 최고경영자 24%, 겸임 임원 34%, 정보담당이사 27%, 전담임원 8% 등으로 지식경영 전담임원의 비율이 매우 낮아 주로 최고경영자나 다른 임원이 CKO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보담당임원(CIO)이 겸임하는 경우가 27%나 돼 아직도 국내에서는 정보관리와 지식경영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영에 대한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경우도 30%에 미치지 못했다. 초기에만 운영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아예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경우도 37%나 됐다. 또한 지식관리를 담당하는 지식관리자를 두고 있는 경우는 전체 응답기업의 31%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지식경영에 필요한 지식관리자의 역할이 부재하며 따라서 체계적인 지식관리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지식이 주로 기능이나 업무별로 분류 및 관리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식분류기준이 주로 기능 및 업무별(85%)로 돼 있어 다른 부서와의 정보공유가 어렵게 돼 있으며 분류기준이 없는 업체도 12%나 됐다.

 ◇지식경영의 성과 측정=국내기업에서 지식경영의 효과에 대해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기업은 응답기업의 32%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전혀 측정을 하지 않는 기업은 41%나 됐다. 이는 많은 기업에서 지식경영에 대한 효과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식경영이 실제적인 경영활동으로서 체계적으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식경영의 효과에 대한 물음에 대해 대부분의 기업이 업무처리속도의 개선이나 비용절감, 품질개선 등 경영의 효율성 향상을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비용절감 26%, 업무처리속도 개선 33%, 품질개선 20%, 고객 로열티 증대 9% 등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영이 실제 매출액 증가나 고객 로열티 증대 등 기업의 지속적 경쟁우위 향상이나 e비즈니스의 도입 또는 경영혁신 등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활동에 대한 보상수단으로는 현금 47%, 현물 11%, 급여 11%, 고과 23%, 스톡옵션 2% 등으로 나타나 지식경영의 평가보상이 주로 금전적인 보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종업원의 동기부여와 의욕고취 등 지식근로자에 대한 보상효과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식경영 관련 교육기간은 종업원 1인당 연평균 2주 미만이 전체의 70%를 차지, 기업에서 종업원에 대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종업원에 대한 교육훈련의 부족은 새로운 지식 창조와 이를 통한 e비즈니스의 성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의 내용을 보면 지식경영 16%, 업무수행기술 41%, 경력관리 13%, 비즈니스지식 19%, 경영방침 11% 등으로 업무수행에 관한 기술교육이나 비즈니스 관련 지식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지식 창조나 활용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식경영이 확산되기 위해선 조직의 변화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아직도 계층조직 비율이 매우 높은 게 국내기업의 현실이다. 조직형태별로 보면 계층구조 74%, 수평구조 8%, 매트릭스 7%, 프로젝트 11% 등으로 조사됐다. 계층구조는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이나 지식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지 못해 아직 우리나라는 조직구조상 지식경영의 초창기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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