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람 기살리는게 인사관리 최고의 비결"

 남편이 삼보컴퓨터에 근무중인 주부 이모씨는 최근 결혼기념일에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게 됐다. 커다란 꽃바구니와 샴페인, 그리고 남편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게 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는 이홍순 부회장의 글이 담긴 카드가 배달된 것.

 이씨는 순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곧 남편과 남편 직장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낀 것은 당연했다.

 지난 상반기 수출과 내수 모두 어려움을 겪어 한차례 희망퇴직까지 실시해야 했던 삼보컴퓨터가 신인사관리기법은 도입, 사원 기살리기에 나섰다. 비록 다른 기업들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이홍순 사장이 직접 지시해 시행할 정도로 열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홍순 부회장은 회사 중간계층의 입사동기 10명과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 하면서 업무에 대한 애로와 인사와 교육 전반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GE사의 워크아웃 프로세서를 본떠 기획된 이번 모임에서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직원들은 곧 이 부회장의 격의없는 대화로 이내 회사에 느꼈던 애로사항, 인사 전반에 관한 사항에 대해 거칠 것 없이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이를 경청한 후 타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해결을 지시했다.

 생산직 사원을 위한 독서교육 시행과 CEO와 팀장, 본부장과 파트장급이 참석하는 1박2일 워크숍 등도 삼보의 새로운 인사관리 모습이다.

 이러한 모든 일련의 활동은 CEO가 매월 격주로 주관하는 인사전략회의(HRC:Human Resource Committee)를 통해 결정된다. 이홍순 부회장은 격주에 한번씩 개최되는 HRC에는 꼭 참석, 채용부터 퇴직에 이르는 인사관리의 전략적 기획부터 직원들의 사기진작방안, 전월 퇴직자의 퇴직사유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삼보컴퓨터 김영균 인사팀장은 “이홍순 부회장이 벤처붐으로 많은 인재들이 떠나는 모습과 구조조정 등으로 가족 같은 직원들을 떠나 보내면서 인사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며 “아직까지 모든 직원들이 이같은 신인사관리를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내년쯤이면 사뭇 달라진 인사관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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