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 `태라스케일` 왕좌 등극

 

 미국 IBM이 ‘세계 제일의 슈퍼컴퓨터 업체’라는 자리를 내줬다. 대신 전통의 슈퍼컴퓨터 강자 크레이가 이 타이틀을 새롭게 따냈다.

 29일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미국 IDC와 고성능컴퓨터(HPC) 유저 그룹은 슈퍼컴퓨터의 성능 평가에 있어 그간 현실 세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톱 500 리스트’를 대체할 새로운 ‘슈퍼컴퓨터 리스트’를 발표했다.

 테네시대학 등이 고안한 ‘린팩’이라는 방법을 사용한 ‘톱 500 리스트’는 데이터가 시스템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얼마나 빨리 이동하는지 등의 다른 중요한 요소들을 무시하고 오직 최고 성능만으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평가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IDC의 이번 ‘슈퍼컴퓨터 리스트’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린팩 측정은 물론 다양한 기법을 사용했다. 린팩 외에 CPU의 수리적 능력을 평가하는 SPEC FP(Floating Point Component of SPEC)와 시스템이 얼마나 빨리 데이터를 전송하는가를 보여주는 ‘스트림’(STREAM:Sustainable Memory Bandwidth in High Performance Computers) 그리고 총 CPU 숫자와 복합메모리 전송 능력 등을 입체적으로 고려했다.

 ‘IDC 리스트’에 따르면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에는 컴팩컴퓨터가 지난 10월말 선보인 3024 프로세서의 ‘테라스케일’이 올랐다. 이 제품은 컴팩이 피츠버그대학·카네기멜론대학·웨스팅하우스전자 등과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현재 피츠버그슈퍼컴퓨팅센터에 있다. 반면 ‘톱 500 리스트’에서 세계 최고속 타이틀을 따냈던 IBM의 ‘ASCI 화이트’는 ‘테라스케일’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이외에 NEC 컴퓨터가 각각 3, 4위를 차지했으며 크레이 제품이 5위에 올랐다.

 크레이 제품은 ‘IDC 리스트’에서 슈퍼컴퓨터 수효에 있어서도 가장 많았다. IDC의 이번 조사 중 가장 비싸고 파워풀한 제품을 나타내는 커패빌러티(capability)군에서 크레이는 전체 149개 제품 중 39%나 되는 58개나 차지했다. 그러나 2001년 하반기 ‘톱 500 리스트’에서 32%나 달했던 IBM의 제품은 SGI와 함께 전체 16%인 24개에 그쳤다. 이들에 이어 컴팩 15개, NEC 12개, 후지쯔 8개 순으로 나타났다.

 커패빌러티군과 함께 100만달러 이상의 제품군을 나타내는 ‘엔터프라이즈 컴퓨터’(enterprise computer) 급에서도 크레이는 총 95개 제품 중 43개나 선정되며 수위를 달렸다. 크레이에 이어 컴팩이 14개로 2위, 그리고 HP가 13개로 3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25만∼100만달러 제품군 중에서는 SGI 제품이 가장 많았으며 반면 25만달러 이하 제품군 에서는 HP가 1위를 기록했다.

 ‘IDC 리스트’는 톱 500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지난해 IDC를 비롯 미 학계, 정부 기관 소속 연구원 등이 참여해 만든 것인데 이들은 슈퍼컴퓨터 리스트 외에도 애플리케이션 리스트도 만들기 위해 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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