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이혼 대행 사이트 등장

【iBiztoday.com=본지특약】 실생활에서나 가능하던 일이 수없이 사이버공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남녀간의 연애도 예외는 아니다. 데이트는 물론 결혼까지도 온라인상으로 가능한 시대가 됐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일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결혼이 가능하면 이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결혼·이혼 등 가정법률 문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혼절차를 밟을 수 있다. 변호사 사무실을 찾거나 재판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이 간편하게 이혼수속을 밟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컴플리트케이스닷컴(completecase.com)이라는 온라인 법률사이트를 창업한 랜돌프 피니 가정법률 전문변호사는 “이혼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이혼수속에 필요한 서류는 대행업체에 맡기면 길어도 2시간 이내에 마련돼 고객에게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이 온라인업체에 249달러의 수수료만 내면 재산배분문제에서 자녀양육문제에 이르기까지 이혼에 따른 갖가지 법률문제를 서로 다툴 필요 없이 깔끔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컴플리트케이스닷컴이 올해초 운영에 들어갔을 때는 서비스 지역이 워싱턴주로 한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지난달 캘리포니아주를 새로 추가한 데 이어 조만간 플로리다·뉴욕·오리건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활동반경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업체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도 물론 있다. 이혼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통해 마치 물건을 되팔듯이 간편하게 처리하는 것은 사회기반을 뒤흔드는 처사라는 비판이다. 이들은 이혼 절차가 간편해지다 보면 가정이나 결혼을 우습게 여기는 풍조가 판칠 공산도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영국에 있는 한 이혼 전문 사이트의 경우 최근 교황까지 나서 이혼을 조장하는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컴플리트케이스의 피니 사장은 견해가 다르다. 이혼소송 베테랑인 그는 차근히 법적 절차를 밟는 ‘교양을 갖춘’ 이혼은 생각보다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피니 사장은 그 동안 많은 고객들과 상담을 한 결과 “전문업체에 수수료를 지불해가며 이혼 절차를 밟을 능력이 없거나 차근차근 법 절차를 밟아가며 이혼하는 것 자체가 성미에 맞지 않다는 반응이 상당히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일단 판사가 이혼서류에 서명하면 그 서류는 법적 효력을 발생하지만 이혼 자체는 주마다 조금씩 달라 보통 6개월이 지나야 확정된다”며 “이혼이 생각보다 쉽게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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