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컴덱스>결산-멀티미디어 통신 새 장 열었다.

 지난 12일부터 16일(현지시각)까지 닷새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추계 컴덱스 2001’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컴덱스는 9·11 뉴욕테러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규모가 축소되는 아쉬움을 남겼으나 개인휴대단말기(PDA)와 무선인터넷 등 미래 디지털시대를 이끌 첨단 신기술이 대거 선보여 주목받았다.

 특히 PDA와 휴대폰의 기능을 통합한 멀티미디어 통신제품군은 제3세대 이동통신 기술로의 전환과 이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해 주기도 했다. 일본의 NTT도코모사가 대규모의 전시부스를 마련, 세계에서 처음으로 3세대 IMT2000 서비스를 상용화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인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PC 없이도 직접 또는 이동전화 단말기를 이용해 곧바로 웹에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돼 PC에 의존하는 기존 가전제품과는 달리 완전한 인터넷 어플라이언스의 형태를 띠고 있는 멀티미디어 가전제품도 대거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이동전화 단말기 업체와 핸드헬드 컴퓨터업계는 서로의 기능을 통합한 제품을 내놓아 두 분야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에이서, 후지쯔 등이 태블릿PC를 출품한 가운데 컴팩, 에이서 등 주요 PC업체들도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혀 다가올 포스트PC 시장의 주도권 경쟁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삼보컴퓨터는 물론 소니, 컴팩 등 대다수 IT업체들이 신형 PDA 제품을 일제히 선보여 포스트PC의 또 다른 한축인 PDA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런 가운데 테러여파로 축소된 컴덱스는 한국관에 참가한 국내 중소기업들에는 오히려 약이 됐다.

 지난해까지는 컴덱스 부속행사장격인 샌즈엑스포에 자리를 잡아 상대적으로 눈길을 끌기에 불리했지만 올해는 본무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S)에 한국관을 마련, 비교적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경기침체와 테러여파로 참가업체수가 줄었음에도 상담실적 및 계약액은 지난해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중견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 개발업체들은 15∼22인치 크기의 다양한 터치스크린 방식 모니터, 웹베이스터미널(WBT)기반 PC, TFT LCD 일체형 컴퓨터 등을 선보여 상당한 금액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PC주변기기 제조업체와 음성기술 전문업체, 주문형반도체(ASIC) 업체도 다양한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LG전자는 각각 280평 규모의 대형부스에 60인치 초대형 PDP TV를 전시해 외국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으며 삼성SDS는 4개 분야 15종을 선보이며 솔루션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실제로 한국전자산업진흥회는 이번 컴덱스에서 한국공동관에 참가한 국내 IT벤처업체들의 수출 상담실적이 9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추계 컴덱스는 PDP TV, 모바일컴퓨팅 솔루션, 초고속 인터넷 접속기기, 휴대폰, 생체보안, 광저장장치 등을 갖고 참가한 국내 업체들에는 높은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된 셈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관계자들은 “컴덱스를 찾은 바이어와 관람객은 크게 줄었지만 국내 업체들의 계약 상황만 놓고 보면 지난해에 비해 훨씬 좋은 성과를 올렸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확인한 각종 첨단 기술은 미래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강조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이번 컴덱스는 개막 첫날 엄청난 인파가 몰려 기대를 부풀게 했으나 날이 지날수록 관람객이 줄어 지구촌 최대의 IT축제라는 명성은 다소 퇴색했다는 평가는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컴덱스가 상담창구에서 실질적인 계약이 이뤄지는 실용주의적 전시회라기보다는 거대 IT기업들이 세를 과시하는 자리로 전락해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따라서 전문 전시회쪽으로 점차 눈을 돌리고 있는 IT업체들이 발걸음을 다시 돌릴 수 있도록 명성과 실리를 모두 살리는 세계 최대 IT전시회로서의 새로운 위상정립은 컴덱스 행사주최측에 또 하나의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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