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지난 몇년간 벤처산업은 국가 기반산업으로 대변되는 대기업 위주 경제정책에서 탈피해 급격하게 변하는 디지털경제의 선봉자로서 우리나라 경제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주목을 끌었다.
IMF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벤처산업은 전례없던 초고속성장을 이뤄왔고 이런 벤처산업의 성장은 마치 우리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일거에 불식하고 새로운 경제선진국으로의 도약을 보장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벤처산업에 대한 성급한 기대로 중요한 많은 부분을 간과한 것 또한 사실이었으며, 그 결과 우리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아직도 벤처산업의 기반이 되는 벤처캐피털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실정이고 벤처산업의 밑거름이라 할 수 있는 코스닥시장의 시스템 또한 성숙돼 있지 않다. 벤처캐피털의 개념이 아직 정확히 인식되지 못해 사금융과 혼돈돼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고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과 불안 또한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아직도 간접금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벤처기업의 기술·경영 수준은 아직도 세계시장을 겨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정보시대의 주역으로, 그리고 미래 우리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첨병으로서 벤처산업의 역할이 과소평가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지난 몇년간의 시행착오가 벤처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돼야 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실리콘밸리가 벤처산업의 중심지로 자리잡기까지 80여년의 긴 시간이 걸렸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우리도 벤처산업에 대해 너무 성급한 기대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21세기는 정보시대다. 빠른 기술개발속도와 무한경쟁으로 특징지어지는 정보시대는 실물부문과 금융부문 모두 급격한 변화를 겪는 것이 자명한 일이다. 정보시대에 걸맞은 미래지향적인 산업구조를 갖추고 급변하는 세계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갖춘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일은 앞으로도 변함없는 우리경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향후 몇년간은 벤처산업이 그동안의 고속성장과 그에 따른 시행착오를 딛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다. 벤처산업이 다시금 초석이 돼 현재의 어려운 국가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는 선봉장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벤처산업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또한 더욱더 새롭고 진취적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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