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싱가포르 크림슨로직의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일선 중소 무역업체들로부터 팩스로 전송된 수출입신고서 등 각종 서식상의 목록과 수치를 전자무역 솔루션인 트레이드넷에 전산 입력하고 있다.
싱가포르 전자무역을 주도하고 있는 크림슨로직 본사는 시내에서 자동차로 20∼30분 떨어진 사이언스파크로에 자리잡고 있다. 반면 이 회사 ‘고객서비스센터’는 싱가포르 시내 한복판인 빅토리아가에 위치해 있다.
이 서비스센터는 싱가포르 전자무역 서비스와 일선 업체가 만나는 최일선 현장인 셈이다. PC 조작능력이 서툴거나 인터넷 등 전자무역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중소 무역업체를 위해 운영되는 이 센터에서만 하루 평균 80∼100건의 수출입허가서와 각종 인·허가 서류에 대한 전산입력 대행이 이뤄진다. 여기서 처리되는 수출입 관련 각종 전자서류의 양은 싱가포르 전체 처리량의 20%에 해당한다.
크림슨로직의 탄곡훈 부사장은 “싱가포르는 대만·중국·홍콩 등지에 비해 정보화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긴 하나 아직도 많은 수의 수출입 업체들은 전자무역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이들을 위해 대행서비스센터를 시내중심부에 전진배치시켜 일선업체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SNS에서 ‘크림슨로직’으로 사명을 바꾼 이 업체는 지난 88년 설립된 싱가포르의 전자무역 서비스 전문업체다. 작년 매출 약 403억원을 기록한 크림슨로직은 우리나라의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 8월 사명 변경을 계기로 최근들어 전자무역 외에 e정부 수립, 법률정보 제공, e헬스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매출 중 58%를 차지하는 전자무역 및 물류 관련 사업부문에 이어 전자정부 사업(15%)이나 법률정보제공 서비스(12%)도 이 회사의 핵심 사업분야로 부각중이다.
크림슨로직 역시 홍콩의 트레이드링크와 같이 대주주인 정부기관(TDB·싱가포르무역발전국)을 중심으로 싱텔·항만청 등 정보통신 및 무역유관 기관이 대거 주주사로 참여해 있다.
싱가포르의 무역자동화 서비스는 크림슨로직의 ‘트레이드넷’을 통해 이뤄진다. TDB의 수출입허가와 관세청의 수출입신고를 EDI로 처리하기 위해 시작된 트레이드넷은 지금까지 7200억원의 수출입 부대비용을 절감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무역·물류 관련 솔루션 중에는 트레이드넷 외 문서 및 공급망관리 등을 일괄 처리해주는 ‘트레이드팔레트’, 파트너 매칭부터 무역분야의 결제·조달·물류 및 각종 신청을 위한 ‘e트레이드익스체인지’, 신용장·외환어음 등의 무역금융거래를 인터넷 EDI를 통해 시행하는 ‘TFS(Trade Finance System)’ 등이 서비스된다.
최근들어 사업다각화를 활발히 펼치고 있는 크림슨로직은 이미 말레이시아·인도·호주·북미·모리셔스 등지에 진출, 현지서 ASP와 SI사업을 추진중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홍콩·대만·일본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범아시아권의 전자무역을 네트워크화하는 ‘PAA(Pan Asian e-commerce Alliance)’ 사업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전자무역 전문 서비스 업체들은 대부분 수익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크림슨로직은 설립 3년 만인 지난 91년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수익기반이 불확실한 전자무역 시장에서 크림슨로직이 단시일내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서비스센터를 시내 최고 중심부에 위치시킨 것과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등은 우리가 얼마나 고객중심적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이 회사 데이비드 시아 부장은 고객지향적 서비스 정책이 곧 매출과 순익창출에 직결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싱가포르 정부는 ‘트레이드21 마스터플랜’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마스터플랜 가운데 전자무역에 관한 구체적인 별도 사업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피터 치 TDB 무역인프라 담당관은 “전체 무역 활성화 정책에 있어 전자무역은 여러가지 수단(tool)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며, 따라서 전자무역 관련 세부지침이나 계획은 오히려 정보통신개발청(IDA)에서 주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개해 우리와 다른 정책양상을 보였다.
<싱가포르·타이페이=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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