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WAS시장 장악 `초강수`

　HP가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 정품을 무료 라이선스 공급키로 함에 따라 WAS 시장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HP는 최근 본사 차원에서 WAS 최신 제품인 HP 넷액션 애플리케이션 서버 정품에 대한 라이선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국내에서도 조만간 이 방침을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경쟁업체들이 그 배경과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HP는 12일 HP 본사 미들웨어사업 담당 매니저가 방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WAS 무상공급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15일에는 일반 사용자,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넷액션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해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왜 공짜로 뿌리나=WAS의 경우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최대 호황 시장 가운데 하나며 가격도 1000만∼2000만원 가량을 호가하기 때문에 HP의 무상공급 방침은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다.

　HP의 이같은 전략은 현재 WAS시장에서의 입지를 일시에 확장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HP의 경우 올초 블루스톤사를 인수해 WAS사업을 시작한 이후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4% 안팎에 그치고 있다. BEA, IBM 등 빅2의 입김이 너무 강하고 아이플래닛, 볼랜드 등 중간그룹들에다 티맥스, 쉬프트정보 등 국내업체까지 버티고 있어 좀처럼 시장을 뚫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경쟁업체와 비슷한 전략으로 나아갈 경우 지금과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힘들다고 보고 무상공급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HP는 이미 WAS가 소비재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WAS 자체로 돈을 벌기보다는 이 플랫폼 상에서 올라가는 여러가지 애드온 모듈과 부가 솔루션으로 수익을 거둬들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경쟁업체 ‘별 걱정 안한다’=BEA 등 경쟁업체들은 이번 조치가 WAS시장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한 HP의 마지막 승부수며 시장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BEA 웹로직 총판업체인 아이티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WAS는 무상으로 뿌린다고 해서 먹혀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며 “HP의 무상공급이 영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느긋해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블루스톤에서 재미를 못본 HP가 어떻게든 시장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 같다”며 “그러나 시장경쟁 구도가 이미 잡혀있는 상황에서 HP가 흐름을 바꿀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HP는 이번에 무상공급하게 되는 HP 넷액션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경우 블루스톤사의 토털e서버를 대폭 업그레이드한 3세대 WAS 성격을 띠고 있어 이전과 같은 시각으로 보면 안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키텍처를 달리해 속도가 크게 빨라졌으며 웹서비스 기능 추가, 폴트 톨러런스 기능 강화, 플러그앤드플레이, 모듈화 등 눈에 띄는 첨단 기술이 대거 포함돼 제품면에서 기존 경쟁사보다 월등히 앞선다는 것이다. 특히 WAS뿐만 아니라 자사의 인터넷 운용환경(IOE) 전략 자체가 무상 보급을 기본으로 우군을 많이 확보하는 개념인 만큼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중견·중소업체가 오히려 타격=HP의 이같은 정책은 HP가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BEA나 IBM보다는 중견·중소 WAS업체들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선발업체들은 이미 시장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인지도면에서 뒤질 게 없지만 HP가 무상으로 공급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경우 자금력과 마케팅력이 약한 WAS 전문업체들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