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 위성방송 실시 연기로 디지털 방송장비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본방송 실시 시기를 미룸에 따라 장비를 공급하기로 돼 있던 방송장비업체들이 덩달아 개점 휴업상태에 놓였다는 것이다.
이는 장비 수요처인 국내 주요 PP들이 KDB 위성방송 연기로 잇따라 장비구입을 미루고 있기 때문. 당초 위성방송 개시 시점인 10월을 앞두고 지난 8, 9월 특수를 기대했던 장비 업체들은 일제히 일손을 놓고 의욕을 잃은 상태다.
해외 전송장비업체 장비판매를 대행하는 A사에는 L/C 개설을 눈 앞에 두고 고객사가 구입을 취소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초 일정대로라면 하루에 10여건씩 신용장 개설을 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 건 올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송장비업체인 B사는 그나마 거래가 이뤄지는 고객사의 경우에도 장비가격을 마진 이하로 요구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회사 사장은 “KDB 방송 연기로 놓친 고객을 생각하면 그나마 원가로라도 팔아야 할 처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편집장비를 판매하는 주요 국내업체들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전송장비 업체는 드물게나마 구입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프로그램을 제작, 편집하는 장비의 경우는 더욱 수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KDB가 의욕이 앞서 무리한 일정을 강행해 장비업체를 울리고 있다”며 정확한 실태파악과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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