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코리아>(14)애니메이션 및 캐릭터산업

 21세기는 디지털콘텐츠 산업의 시대다.

 국내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콘텐츠산업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국제 경쟁력을 갖춘 유망분야다. 캐릭터도 새로운 산업군으로서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산업을 이끌어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이 점차 쇠퇴하고 창작애니메이션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애니메이션 하청시장의 60%를 점유하면서 확보한 제작능력을 바탕으로 업계는 고부가가치가 높은 창작으로 산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하나경제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8년 60억원에 불과했던 창작애니메이션 시장규모는 지난해 3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는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매년 100% 이상의 놀라운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이다.

 작품별로 보면 지난 6월 말 현재 극장용 및 TV용을 합쳐 70여개의 작품이 제작됐으며 기획이나 시나리오 단계에 있는 작품을 합하면 총 150편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대학 애니메이션 학과를 중심으로 단편 제작붐이 일고 있어 창작애니메이션의 기반이 크게 넓어지고 있다. 현재 전국 60여개에 달하는 각 학과에서 제작중인 단편은 200여편에 이르고 있다.

 단편창작 열풍은 애니메이션 대작으로 이어질 소재발굴이라는 긍정적인 측면 못지않게 이를 토대로 양성되는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부터 매년 2500여명의 애니메이션학과 졸업생들이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애니메이션도 2D중심에서 탈피해 3D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 씨네픽스, 빅필름 등 3D 전문업체가 10여개로 늘어나면서 최근 창작애니메이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의 ‘미래전사 런딤’은 이미 TV 시리즈물로 방영된데 이어 극장용으로 제작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프레임엔터테인먼트의 ‘가이스터즈’도 TV시리즈 방영을 끝냈다. 이에앞서 극장용 창작작품인 투니파크의 ‘더 킹’과 한신코퍼레이션의 ‘별주부 해로’가 상영된 바 있다.

 이어 시네픽스의 ‘큐빅스’, 빅필름의 ‘엘리시움’, 필름앤양철집의 ‘원더풀데이즈’등의 작품이 올해 말이나 내년에 상영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가 세제혜택 및 해외 전시 참가를 지원하는가 하면 산하기관인 한국 문화콘텐츠진흥원을 통해 해외 투자유치로드쇼를 개최하고 있다.

 시중 자금도 몰리고 있다.

 애니메이션 전문 투자조합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가 하면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의 발전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소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산업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장밋빛만 있는 게 아니다.

 애니메이션산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으나 이는 곧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우선 창작의 경우, 열기는 뜨겁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적다.

 올 상반기에 방영된 극장용 창작물은 ‘더 킹’과 ‘별주부 해로’ 2개 작품에 불과하다. 또 시장에서도 흥행몰이에 사실상 성공을 거두었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일본의 경우 지난해에만 극장용으로 30여개의 작품을 상영했으며 상당수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다.

 3D작품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영을 목표로 대거 작품이 편성되고 있으나 극장주들이 흥행 실패에 따른 부담 때문에 국산 애니메이션 방영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창작분야에선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신생아나 다름없는 처지다.

 한편 국내산업을 이끌어온 OEM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는 국내 애니메이션 수출감소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문화부 백서에 따르면 지난 97년 1억달러에 달하던 수출은 매년 20%정도씩 감소해 지난해에는 6033만달러로 감소했다.

 올해에는 공식발표 자료가 없어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개별 업체의 실적을 감안, 3분기까지 총 3900만∼4100만달러 정도의 수출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또 애니메이션분야에 돈이 몰리고 있으나 이는 일부 화제작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K, D사 등 중소업체들은 경영난에 내몰리고 있으며 시중에 이미 부도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애니메이션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책이 보다 폭넓고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선 자금지원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골고루 배분되도록 하고 부처별로 산재한 각종 육성전략이 통합돼 효율적인 지원체제를 갖춰야 한다.

 업계에서는 또 3D, 기획,시나리오작가 등 분야별 전문 인력육성방안도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로서도 OEM에 안주하지 말고 기획이나 시나리오 등 프리프로덕션 단계까지 총괄하는 창작제작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캐릭터

 캐릭터산업은 투자대비 생산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소규모 자본력에 낮은 기술력, 즉흥적인 마케팅으로 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국내 캐릭터시장은 외산 캐릭터가 80∼85%를 점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출판과 결합되는 동시에 엄청난 자본과 시간이 투자되고 여기에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마케팅이 함께 할 때 가능하다.

 더욱이 캐릭터산업은 애니메이션 또는 만화산업은 물론 영화, 게임 등과 연관된 파생산업이기도 하다.

 국내 캐릭터산업이 해외 의존도가 높고 기반이 취약한 것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캐릭터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

 우선 올해 초 위즈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토종캐릭터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액은 미미하지만 우리의 캐릭터도 당당히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또 아직은 영세하지만 업체들의 사업고도화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머천다이징과 라이선싱을 함께하던 국내 업체들이 각 분야별로 전문화를 꾀하고 있다.

 또 최근 창작애니메이션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캐릭터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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