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디지털복사기는 강하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정보기술(IT) 불황으로 일본 주요 전자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캐논과 리코, 후지사진필름 등 복사기 관련업체의 실적은 호조를 보여 주목된다. 특히 캐논과 리코 양사는 계속 강세를 유지해 올해 최고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신문은 이들 업체가 불황에도 불구,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것은 디지털복사기의 호조 때문으로 분석했다.
디지털복사기는 광학이나 화학, 네트워크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돼 다른 업체들의 신규 참여가 용이하지 않다. 이 때문에 비교적 가격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기기판매 후에도 애프터서비스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최대 경쟁사인 미국 제록스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틈을 타 미국시장의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점도 일본 복사기업체의 실적호조에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됐다.
리코는 지난달말 상반기(4∼9월) 결산을 발표하면서 연결(그룹)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한 284억엔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 1월 인수한 미국 네니에를 통한 판매강화로 북미시장에서 디지털복사기와 다기능 프린터 판매가 대폭 신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코는 상반기의 호조로 내년 3월말 마감하는 2001 회계연도 순익도 전년비 11% 증가한 590억엔을 기록, 8년 연속 최고 수익 경신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앞으로 2, 3년 더 이같은 상승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논도 12월 마감하는 2001 회계연도 연결순익이 전년비 20% 증가한 1610억엔을 기록, 2년 연속 최고 수익을 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디지털기종과 컬러기종 중심으로 복사기판매가 14% 증가하고 디지털카메라도 강세를 유지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후지사진필름은 상반기(4∼9월) 전년동기 대비 16.7% 늘어난 890억엔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지난 3월말 복사기업체 후지제록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엔화가 약세를 보인 점 등이 실적호조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후지필름의 매출은 후지제록스의 4973억엔을 합쳐 전년동기 대비 72.3% 증가한 1조1716억엔을 기록했다. 다만 조기퇴직 등의 구조조정 비용 지출로 순익은 464억엔으로 39% 줄었다. 이 회사는 2001 회계연도 매출이 2조4500억엔으로 77% 늘고 영업이익도 22.2% 증가한 183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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