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되는 것은 우선 방송장비와 가전업체, 그리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들이라 할 수 있다.
방송장비의 경우 디지털방송을 제작, 송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방송에 앞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 또 디지털TV수상기의 경우는 디지털방송이 시작됨과 동시에 수요가 생성된다.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도 디지털방송이 시작된 이후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방송장비의 경우 대부분 외국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와 방송사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분야다.
방송장비 업계에서는 그러나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 등 부처별로 저마다 디지털방송 육성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방송서비스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비나 콘텐츠, 솔루션 산업발전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국내 디지털 세트톱박스 기술수준이나 시장점유율은 세계 수준이지만 정작 시스템이나 전송장비 등 방송장비는 외국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턱없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대책은 사실상 실종돼 있다.
방송장비업체들은 정부가 장비국산화라는 요원한 목표에 매달리기보다는 일본, 미국, 유럽 등 선도국가 디지털방송 현황이나 세계 유수 통신장비업체 경쟁력에 대한 벤치마킹 등 기반환경 조성을 위한 사전조사 작업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형 방송장비나 시스템보다 수신기, 데이터방송 솔루션, 자막입력기 등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가장비 개발을 위해 중소업체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양질의 프로그램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독립제작사의 디지털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방송발전기금 중 일부를 독립제작사의 디지털 공동 제작시설(HDTV 프로그램) 설치비용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방송회관에는 1400평 규모의 독립제작사 제작지원 시스템이 마련된다. 또 독립제작사 투자조합 설립을 지원하고 별도의 법인으로 영상전문 투자조합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송사들이 자체제작 비중을 줄이고 독립프로덕션에 보다 많은 외주를 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방송장비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취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디지털TV수상기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는 디지털TV 본방송이 시작된 지난 26일에 맞춰 디지털TV 내수진작을 위해 방송사·유통점 등과 연계해 대대적인 전방위 마케팅에 나섰다.
이처럼 가전3사가 디지털TV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꽁꽁 얼어붙은 내수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디지털TV 본방송 실시가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향후 가전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주력산업인 디지털TV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전업체들의 경우 업계의 문제보다는 외부 환경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수출을 위해서는 내수가 안정돼야 하는데 방송사들이 본방송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전송방식을 놓고 미국방식이 좋다 또는 유럽방식이 좋다는 줄다리기가 계속돼 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밖에 디지털방송 초기에 많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션TV에 대한 특소세 인하도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때 가전업체들은 내수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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