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카PC`가 현실로

 영업사원 A씨는 여의도 사무실에서 회의를 마친 후 고객 미팅장소인 잠실로 향했다. 약속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30분. 예전 같으면 약속에 늦을까 노심초사했겠지만 이제는 조급해하지 않는다. 차에 설치돼 있는 차량용 PC가 내비게이션 기능을 지원, 가장 최적의 교통소통을 보이는 길로 안내해주기 때문이다. 가는 도중 애인과의 저녁데이트를 감안해 차량용 PC로 인터넷에 접속, 영화표도 예매했다. 물론 운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작도 음성으로만 처리했다. 목적지에 이르러서는 e메일을 음성 안내로 확인하고 급한 회신은 차량용 PC의 키보드를 이용, 답신했다.

 자동차를 제2의 생활공간으로 만들어주는 차량용 PC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차량용 PC는 자동차용 AV, 카 내비게이션, 원격진단 및 안전기능을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단말기, 인터넷 기능 등이 모두 통합된 멀티미디어 단말기다. 라디오·CD재생·MP3·TV기능 같은 AV기능, 전국 지도표시·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인터넷 검색·e메일·음성메일 등 인터넷, 그리고 도난차량 추적·긴급구난 요청 같은 차량 정보단말기 등의 기능이 모두 제공된다.

 최근까지도 차량용 PC를 선보인 업체는 세계적인 자동차용 AV전문업체인 크라리온사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은 생소한 제품이다. 그러나 많은 업체들이 최근 차량용 PC개발에 뛰어드는 등 사업열기는 어느 분야보다도 뜨겁다.

 차량용 PC가 최근들어 부상하는 것은 텔레매틱스라는 차량 정보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GM은 ‘GM온스타’라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포드·메르세데스벤츠 등도 ‘레스큐’ ‘텔레에이드’ 같은 텔레매틱스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주로 사고시 자동 사고처리, 길 안내 등 아직은 초보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동통신·차량용 PC의 기술발전에 따라 앞으로는 응용분야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PC의 기능은 대부분 음성조작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운전자가 운전에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즉 ‘라디오’라고 말하면 라디오가 켜지며 인터넷 연결 등도 대부분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문자음성변환(TTS) 기능을 지원, e메일 확인도 직접 내용을 볼 필요없이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

 PC시장의 운용체계를 거의 독점하다시피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차량용 PC 시장을 겨냥, ‘윈도CE 포 오토모티브’라는 운용체계를 선보이고 개발업체를 독려하고 있다.

 차량용 PC의 강점은 가격. 현재까지 출시된 차량용 AV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각각 구매할 경우 3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지만 차량용 PC는 이 모든 기능을 갖추고도 200만원 미만에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업체로는 차량용 PC 전문업체인 네스테크가 처음으로 차량용 PC를 개발, 이달부터 시판에 들어갔으며 대우통신에서 분사한 모바인텍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차량용 PC 개발을 한창 진행중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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