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벤처투자에 발목 잡혀

 큰 폭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주요 IT기업들의 벤처투자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모토로라 등 주요 IT기업이 그동안 포트폴리오를 위해 투자해 온 신생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가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인텔과 모토로라는 최근 3분기 실적 결산에서 벤처투자 손실 등으로 7억달러의 장부상 평가절하를 해야만 했으며 MS 또한 통신기업 등에 대한 투자 손실로 12억달러의 평가절하를 실시했다.

 그러나 대형 IT기업들은 지속적인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다.

 인텔캐피털의 이사인 엘리엇 스완은 “인텔은 벤처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며 “문제는 투자할 만한 가치 있는 상품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현재 500개 기업에 2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넥스텔커뮤니케이션, 넥스트레벨 등 통신기업에 대한 투자로 손해를 본 모토로라벤처스의 관리이사인 매튜 코로니는 “새로운 투자를 축소한다는 지시를 받은 바 없다”며 “지난해 1억2500만달러를 23개 소규모 기업에 투자했으며 올해에도 최소한 1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현재 42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소니벤처캐피털의 부사장인 마틴 컨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과 특히 인터넷의 경우 외부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일부 벤처조직을 구조조정했지만 지속적으로 벤처투자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웨어는 대부분 사양산업이며 진정한 혁신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벤처투자를 통해) 그같은 기술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컨은 정확히 얼마를 벤처투자에 할당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에델슨테크놀로지파트너스의 에델슨은 대형 IT기업이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가 단지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추가 투자는 기존 투자 기업을 다른 곳에 팔 수 있을 때까지 양육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컴팩컴퓨터, 델컴퓨터 등의 기업은 이미 손실이 누적되면서 모두 새 투자 규모를 줄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많은 IT기업이 R&D 투자보다는 내부 지출이 유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R&D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도움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미 국립벤처캐피털협회(NVCA)에 따르면 올 상반기 IT기업의 투자는 3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나 축소됐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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