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이전시 선발 3인방 날개 잃고 추락

 선발 웹 에이전시 업체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웹 에이전시 시장을 개척하고 주도해온 홍익인터넷·클릭·클라우드나인 등 이른바 ‘웹 에이전시 삼인방’의 입지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무리한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이직, 실익 없는 투자, 사업방향의 불명확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시장에서 별 다른 프로젝트 수주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주요 웹 에이전시라는 명성이 날로 퇴색해 가고 있다는 평가다.

 △흔들리는 선발 웹 에이전시=홍익인터넷은 최근 몇 달 사이에 150여명에 달하던 직원이 전체의 40% 수준인 80여명으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 6월 말 이루어진 구조조정의 결과로 무리한 인력조정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홍익은 원칙없는 구조조정으로 내부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기대 이하의 프로젝트 수주실적을 올리는 등 회사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있다. 클릭 역시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재구성하고 대기업과 손잡고 시스템통합(SI)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잦은 인력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웹 디자인 사관학교’라 불리던 클라우드나인도 올 상반기 경영악화로 120여명에서 50여명까지 줄인 데 이어 최근 다시 80여명까지 인원을 충원해 제2창업을 외치고 있지만 대답없는 메아리가 되고 있다. 특히 직원들이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경영진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보여 기업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일부 기업은 해외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지금은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상황이다.



 △원칙 없는 경영이 화근=주도기업들이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것은 먼저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진 데서 연유한다. 경기불황에 따라 시장이 위축된 데 반해 사실상 진입장벽이 없는 웹 에이전시 분야에 업체가 난립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단순히 시장의 논리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몇몇 후발업체는 기대이상의 실적을 올리면서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회사경영에 연유한다는 분석이다. 선발업체는 인터넷 붐이 시작된 97년을 전후해 회사를 설립해 투자와 인력 등 모든 면에서 풍족하게 회사를 운영했지만 정작 경영자의 경영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위기관리능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평가다. 선발업체답게 시장을 내다보고 특화된 전문성과 기술력을 쌓아야 하는데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분석과 전망=선발 주도업체들이 주춤한데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가뜩이나 시장이 침체된 분위기에서 선두업체의 어려운 상황이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웹 에이전시 분야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확인시켜 줄 우려도 있다. 사실 선·후발업체를 망라하고 2, 3개월 단위로 기술 트랜드가 변하는 인터넷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 주도업체들의 어려움이 특정기업의 문제가 아닌 업계 차원에서 이슈가 되는 것은 이들이 갖는 비중과 기대 때문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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