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 기술의 응용으로 에너지·통신·의료·교통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연다.’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류를 흘렸을 때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을 이용한 초전도기술 분야는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분야다.
하지만 전기저항이 거의 없어 에너지 손실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모터의 경우 그 크기를 30∼50%까지 줄일 수 있다. 또 병원의 MRI촬영기에도 초전도기술이 활용될 정도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도체에 비해 1000배에 달하는 초고속성과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전력 저소비 특성으로 인해 정보통신용 케이블로 널리 활용 가능한 분야기도 하다. 이런 초전도 응용기술 연구에 한 우물을 파온 연구자가 있다. 바로 과기부의 21세기 프런티어사업인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에서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권영길 박사(42·한국전기연구원)다.
권영길 박사는 전기·전자·재료·물리·기계 등 여러 분야 기술이 총망라되는 초전도 응용기술을 이용해 고성능 전력기기 및 산업 응용기기를 개발하는 연구를 거듭해왔다. 권 박사의 대표적 연구 성과는 두뇌 및 전신 촬영용 초전도 마그네트 개발과 30㎾급 초전도 발전기 개발이다.
MRI-CT의 경우 50억달러의 세계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전략 품목으로 권 박사팀이 MRI용 초전도 마그네트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함으로써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급 초전도 발전기는 초전도 응용기술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초전도 회전기 분야로 선진국에서도 개발에 실패한 예가 많은 것으로 국내 기술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초전도 세계 시장은 2010년 760억달러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께는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늘어난 24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부가가치산업 분야다. 현재 권 박사가 연구하고 있는 초전도 케이블 및 초전도 모터가 실용화되면 2020년께는 연간 약 1500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도시 지하에 매설된 각종 지하케이블 등은 수요 증가로 인해 소요공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성능과 전력수송률이 탁월한 초전도 케이블로 대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 박사는 부산대에서 학사 및 석사를 마치고 같은 학교에서 열전달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92년부터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줄곧 초전도응용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취약한 기술기반 확보를 위해 한국초전도저온공학회의 창립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30여명의 국내 각분야 전문가들로 연구팀을 구성하고 각종 고가의 대형 실험설비를 완비, 국내 최고 수준의 초전도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권 박사팀은 세계적으로도 그 권위를 인정받아 미국과 일본에서 연구 결과를 참조하기 위해 성능평가결과를 요청하고 있을 정도다. 권 박사는 이런 잇단 연구성과로 99년 과학의 날에 국무총리표창을 받기도 했다.
권 박사는 “초전도기술 분야는 다양한 응용 분야로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소재 및 물성연구와 원리규명 차원의 기초적인 시스템기술 개발에 치우쳐왔다”며 “초전도케이블·변압기·한류기·모터·초고속연산기 등의 분야에서 본격적인 실용화 기술 개발을 추진, 선진국처럼 시스템화 기술 위주의 응용기술 개발에 몰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 어떤 일 하나
올해 21세기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단으로 선정된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류강식)은 지난 7월부터 사업에 착수했다.
사업단은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사회 구현을 목적으로 일반 구리도체보다 100배 이상의 통전능력을 갖는, 전기저항이 제로인 초전도선을 사용해 크기 및 에너지 손실을 절반 이하로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초전도전력기기와 기존 반도체의 100∼1000배에 이르는 속도, 10분의 1∼100분의 1에 이르는 저손실 초전도디지털소자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1년까지 총 194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이 연구사업에서는 초전도 응용기기의 핵심소재인 초전도선을 기반으로 한 초전도케이블·초전도변압기·초전도한류기·초전도모터 등 4대 전력기기와 초전도연산기를 포함한 5개 주분야로 나눠 2011년까지 이들 모두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사업이 완료되는 2011년까지 에너지 분야에서 초전도전력기기, 전자·정보·통신 분야에서 초전도디지털소자 등 초전도 응용기술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이들 분야에서의 전반적인 기술력과 산업화 능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2011년부터 2012년 사이에 8조원 이상의 국내 산업 창출과 25조원 이상의 수출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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