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C커머스의 현황과 전망

 필자 임헌욱

 91년 미국 컬럼비아대 기계공학과 졸업

 93년 미국 MIT대 기계공학 석사

 96년 미국 MIT대 기계공학 박사

 96∼97년 미 마이크로스트레티지사 컨설턴트

 97∼2000년 미 i2테크놀로지 프로젝트 매니저

 현재 자이오넥스 CIO



 한때 21세기 신경제(New World Economy)의 혁신적인 기반으로 기대를 모아왔던 B2B에 대한 반성과 재조명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B2B를 하지 않으면 기업이 도태될 것처럼 하루 아침에 일상적인 기업 거래가 인터넷상으로 모두 전환될 것처럼 예언하고 다녔지만 지금은 이 같은 미래 지향적인 개념들을 기업에 적용하는 것이 시기상조일지 모른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현재 B2B가 완벽한 신뢰성을 제공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 표준 거래절차나 표준 문서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 기존 기업 정보 시스템의 뒷받침이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제약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B2B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유수의 선진 기업들은 B2B모델의 성공 사례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일례로 제너럴일렉트릭은 인터넷 전자구매를 통해 4억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을 이룬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B2B 전파속도에 대한 조정기간일 뿐 B2B의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 B2B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보다 실질적인 기업간 거래를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c커머스가 떠오르고 있다.

 ◇c커머스란 무엇인가=최근 선진 기업들, 특히 선진 제조업체들은 협엽 상거래(collaborative commerce), 혹은 c커머스라는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정보 기술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기존 B2B 마켓플레이스와는 달리 비공개적으로 운영되며 기존 거래를 시행해 오던 업체들끼리 모여서 보다 끈끈하고 밀착된 통합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c커머스는 주로 제조나 물류업체를 우선적인 대상으로 하며 기존 기업간의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을 개선하는 정보 기술이다. 제조업체와 기존 고객 및 협력업체 간의 수요, 공급, 제품정보를 서로 공유하여 △정보의 투명화(transparency and visibility)를 이룩하고 △모기업을 중심으로 관계사들과의 협업(collaboration) 기반을 제공하며 △나아가서는 공급자나 구매자의 의도를 미리 파악해 주문 없이도 서로의 필요를 만족시켜주는 정보 기술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최신 정보 기술인 c커머스는 기업간 정보 공백을 메우고, 단기간의 동향 예측을 가능케 한다. 또 정보를 지능적으로 처리하고 공유하여 기업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시켜 준다. 미국의 정보기술 마케팅 연구기관인 가트너그룹은 2003년까지 포천지 선정 1000대 기업 가운데 70% 이상이 c커머스 기술을 도입해 기업간 협력을 도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c커머스가 적용되는 시스템의 범위 내에서는 기존 퍼블릭 B2B 마켓플레이스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c커머스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기존 거래 업체들이고 업무 프로세스 또한 그대로 유지될 뿐만 아니라 거래되는 제품의 신뢰도가 높고 참여 업체의 동의 하에 공개적인 정보 시스템 통합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인터넷기반의 정보 기술이다.

 ◇c커머스 적용분야=c커머스가 적용되고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이 가운데 협력화된 인터넷 원자재 구매(collaborative direct materials procurement)와 협력 기업간 연동된 생산계획 시스템(collaborative enterprise planning)이 중요하다. 원자재 구매의 발주·출고·입고 등의 업무 프로세스가 인터넷을 통하여 자동화되고 재고·수요정보 등이 기업간 서로 공유되어 구매 계획에 반영되는 것이다. 이로써 구매자는 필요한 자재를 갖고 있는 공급업체의 정보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으며, 미리 주문을 발주하여 자재를 적시에 확보하고 불필요한 재고 축적을 줄인다. 더 나아가서는 재고, 수요예측, 자원 정보의 공유를 통하여 기업간 동기화된 생산계획을 수립한다. 정확하고 넓은 범위의 타 기업정보를 반영하여 단시간 내에 생산계획을 교정해나가는 적응성 있는 생산 계획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 내외의 자원 활용도를 높인다. 인터넷을 통한 기업간의 정보 교환 프로세스를 정형화하고 체계화시킨 것이 CPFR(Collaborative Product Forecasting and Replenishment) 시스템이며 CPFR은 이미 선도적인 선진 기업에서 도입하여 사용되고 있다.

 c커머스의 또 다른 적용 분야는 협력기반의 제품 개발 시스템(collaborative concurrent engineering)이다. 기존 제조업, 특히 자동차나 중공업 등의 종합적이고 기술 집약적인 산업의 제품 개발업무에는 다수의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들이 여러 개별적인 업체에서 참여하게 된다. 따라서 제품개발 프로세스는 사양이 바뀔 때마다 많은 정보의 소통이 개발 팀간에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고 정보 소통은 대개 수작업으로 처리되므로 소모적인 노력과 시간이 많이 투입되므로 개발기간이 늘어나는 소지가 생긴다.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제품 평가를 지역과 업체를 초월하여 제품정보를 동기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면 신속한 제품의 평가와 검증을 이룩할 수 있다. 제품 개발기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CPC(Collaborative Product Commerce)라는 시스템이 현재 선진 기업에 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인터넷 상에서 PDM(Product Data Management), CAD(Computer Aided Design) 시스템 등에 산재해 있는 제품 파트정보를 협력 기업간 서로 공유하는 개념을 상용화한 것이다. MIT CAD연구소에 따르면 이러한 CPC 등의 c커머스 기술을 제품개발에 적용하게 되면 예를 들어 새로운 자동차 모델의 개발이 기존 경쟁 업체보다 6개월 이상 단축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경쟁사보다 40% 이상의 이윤을 취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c커머스 기반기술=각 기업에서 사용되는 정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이질적이며 지역적으로 분리된 환경에서 운영된다. 그러므로 c커머스를 실현하려면 공통된 매개체를 통한 정보 교환이 필수적이다. c커머스의 기반기술은 크게 기업간의 실시간 정보 통합과 지능적인 정보 가공 등 두가지로 나뉜다.

 기업간 실시간 정보 통합은 세부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반기술이 필요하다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를 이용한 표준 문서 교환 △CORBA, DCOM 등의 표준 메시지 프로토콜 △웹기반의 서버기술(Web Server, Application Server, P2P Server) △B2Bi(Business-to-Business Integration)와 EAI(Enterprise Application Integration) 등의 실시간 메시지 통합 미들웨어 시스템 △기업정보의 도난 및 분실 방지를 위한 암호화 (encryption) 시스템 등이다.

 기업간 정보 가공에 필요한 기반기술은 △최적화 알고리듬이 적용된 SCM(Supply Chain Management)과 APS(Advanced Planning and Scheduling) 시스템 등이 있고 △기업간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워크플로 엔진과 △제품 평가를 위한 엔지니어링 모델링 시스템 등이 있다. 특히 APS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기업간 생산계획과 판매계획 등을 신속히 처리하여 줘 c커머스 기반의 인터넷 업무에는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대두되고 있다.

 c커머스 공급업체는 이와 같은 최신 기술들을 한데 모은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성공적인 c커머스 시스템의 적용은 최신 정보 기술의 종합적인 적용뿐만 아니라 시스템 적용에 따르는 변화 관리 및 기업 관리자의 리더십을 통한 기업간 협력체제가 미리 구성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B2B의 현재와 미래=기존 퍼블릭 B2B 마켓플레이스는 기술위주의 적용방법으로 단시간 내에 기업 거래를 혁신하려고 했다. 그러나 B2B 기업들의 주 고객 대상인 제조, 물류업체 등의 생리는 인터넷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빠른 변화에 익숙치 않았다. B2B 기술의 구현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그런 시스템과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를 소화하는데 따르는 적응기간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었다.

 반면 기존 B2B 제공 기업들은 기본적인 기반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기술의 적용을 지나치게 짧은 시간 내에 이루려 하지 않았냐는 의견이다. 아리바·커머스원이 현재 처한 현실은 B2B의 적용이 상당히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란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인터넷 정보기술 전파는 보다 체계적이고 점차적인 방법론을 이용하여 도입해야 될 것이며 기술위주보다 사람과 기존 업무 프로세스가 같이 동화되어 소화될 수 있는 기업을 위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것이다.

 c커머스는 아직 신개념의 인터넷 정보 기술이며 초기단계를 걷고 있지만 앞으로 기업간 정보기술의 혁신을 점진적으로 가져올 것이며 미래에 구축될 진정한 퍼블릭 B2B 마켓플레이스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B2B 마켓플레이스에 비해 c커머스는 실현 가능성이 더 많은 비공개적인 기업용 솔루션에 초점을 맞추어 시작되고 있으며 c커머스를 통한 비즈니스 파트너간의 효율적인 정보 교환 메커니즘은 기업 동향 예측의 어려움을 극복함과 더불어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상호관계를 형성해 기업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

 따라서 c커머스와 같은 최신 정보기술을 이용한 통합된 정보교환 매체를 구축하는 것은 현 21세기 한국기업들이 당면한 치열한 산업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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