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이 탄생 30주년을 맞았다.
e메일은 지난 90년대 중반 웹 브라우저가 등장하면서 인터넷과 함께 사용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통신수단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실제 지난달 미국에서 테러 참사가 발생했을 때에도 다른 통신수단이 대부분 과부하와 네트워크 손괴로 불통됐으나 e메일은 생존자가 외부 세계와 연락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다.
그러나 와이어드의 보도에 따르면 정작 e메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레이 톰린슨은 첫 e메일 메시지를 누구에게 언제 보냈는지 또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톰린슨은 “처음 보낸 내용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는다”며 “아마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의 첫줄이었을 것이며 그것이 내가 아는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또 “e메일이 단지 200줄짜리 코드였으며 파일전송이 가능한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영감과 원시적인 메시징 프로그램은 이미 존재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가 말한 메시징 프로그램은 중대한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즉 송신자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와 같은 컴퓨터 안에 있는 동료의 메일 박스로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
톰린슨은 이 문제를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원격 개인 메일박스를 만드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그는 또 수신자에게 메시지가 보내졌는지 확인해주는 ‘+’기호를 만들어냈다.
톰린슨이 71년 가을에 만든 첫 e메일 프로그램은 인터넷의 전신으로 미 국방부가 개발한 아파(ARPA)넷에 연결된 특정 컴퓨터의 지정된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도록 설계됐다.
그는 당시 e메일 개발은 비교적 작은 성공에 불과했다고 회상한다. 왜냐하면 당시 아파넷의 사용자수가 고작 수백명에 불과했으며 통신속도도 오늘날 56.6Kbps 표준 모뎀의 20분의 1 정도인 300바우드에 불과했다.
이후 e메일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e메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종종 제기되곤 했다. 실제 비평가들이 우려한 대로 지난달 출현한 님다 웜 바이러스의 경우 전세계의 수많은 기업 네트워크를 마비시키고 수억 달러의 피해를 남겼다. 이 바이러스가 이같이 맹위를 떨칠 수 있었던 것은 e메일을 통해 신속히 전파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톰린슨은 그동안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e메일에 대한 수많은 감사와 비판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물론 비판도 e메일을 통해 전달됐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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