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열과 디지털 저작권 보호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피카부티(Peekabooty)’ 공개를 앞두고 각국의 정부와 보안기관, 인터넷 유료 콘텐츠 서비스 업체, 정보보안업체 등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피카부티는 현재 최고의 해킹도구로 인정받고 있는 백오리피스(Back Orifice)를 만든 세계적인 해킹그룹 CDC(the Cult of the Dead Cow)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데프콘(DEFCON) 해커대회에서 소스코드를 완전 공개키로 한 프로그램으로 그 시기는 이르면 내달중일 것으로 전해졌다.
피카부티는 냅스터와 소리바다의 서비스 금지, 인터넷 등급제 등 정보의 공유보다는 정보의 검열과 보호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최근의 추세에 정면 대응하는 것으로 이 프로그램이 공개될 경우 IT관련 분야에 큰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피카부티 공개에 따른 정부와 보안업계의 발빠른 대비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CDC측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피카부티를 아랍에미리트·이란 등 다수의 아랍 국가와 중국·쿠바 등이 정부 차원에서 사이트 접속을 제한하는 정책을 무력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피카부티가 백오리피스의 경우처럼 해커에 의해 악용될 경우 디지털 저작권 보호 프로그램, e메일 보안시스템, 인터넷 사이트 차단도구, 게시판 자동 삭제도구 등 모든 필터링 프로그램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카부티는 또한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철저하게 방지해 추적조차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프로그램 용량도 플로피 디스켓 1장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소스코드까지 공개되는 무료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발표되면 전세계로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CDC는 ‘인터넷 접속은 법이 규정한 인간의 기본권’이라며 ‘인터넷 자유’를 표방하는 세계적인 해킹그룹으로 지난 98년 기업이나 개인이 시스템 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원격지에서 상대방의 PC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백오리피스를 공개한 바 있다. 프로그램 소스코드까지 모두 공개된 백오리피스는 현재 해커들에 의해 타인의 전산망에 불법 침입할 수 있는 최고의 해킹도구로 악용되고 있으며 인터넷 업계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CDC 소속의 한 해커는 영국 BBC방송을 통해 “피카부티 개발은 억압적인 정부 아래서 보고 싶은 정보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이 보급되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제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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