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HP와 컴팩의 합병효과는 매우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애틀랜타 조지아 월드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넷월드+인터롭 2001(가을)의 개막 기조연설을 한 어바이어의 도널드 K 피터슨 사장은 어바이어가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전제하고 “지금 상황에서는 어바이어와 다른 기업의 합병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피터슨 사장은 “어려움에 직면한 PC산업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HP와 컴팩이 합병을 단행했지만 이같은 선택은 문제해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두 회사의 합병은 더욱 큰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루슨트로부터 분사한 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어바이어는 경상비용 절감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매출부진과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선발 네트워크 장비업체와 달리 20%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출의 34∼35%에 달했던 경상비용 지출비중을 20%대로 끌어내리고 이 재원을 활용,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것이 어바이어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터슨 사장은 “어바이어가 지난 1년간 다른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의 고전과 달리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이외의 유럽과 아시아시장에서 좋은 사업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최근 들어 미국경기가 추가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향후 전망도 그리 어둡지만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터슨 사장은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어바이어에 매우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하면서도 “앞으로의 사업성과에 따라 신규투자 여부는 결정할 사항”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피터슨 사장은 이날 인터뷰에 앞서 있었던 개막 기조연설에서는 향후 시장에서는 음성과 데이터의 통합네트워크 솔루션이 새롭게 부각되는 동시에 어느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쉽게 네트워크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무선 네트워크 솔루션이 네트워크장비 시장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애틀랜타(미국)=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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