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게놈기술-상용화 추이·관련분야

　1. 상용화 추이

　

　최근까지도 공상과학 영역에 속했던 게놈기술은 많은 기술적, 경제적인 기회와 도전을 가져다주는 반면 위험부담도 안겨주고 있다. 정보기술(IT)은 속속 밝혀지고 있는 방대한 분량의 게놈 정보를 저장 및 조절할 수 있는 업계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주었다. 우리는 아마도 인터넷과 IT가 일으키는 변화보다도 더 크게 사회, 경제 및 문화를 변화시킬 것으로 보이는 게놈 주도의 과학기술 혁명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기업체들은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들은 또한 이 기술을 광범위한 산업분야에 적용하는 데 따르는 위험성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요 요인, 일반 제약 요소, 게놈기술과 연관되는 상승작용 기술, 규제 요인, 소요 자원, 경쟁기술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수요요인=지난 20여년 동안 제약업체들은 약품 개발에서 판매까지의 전과정을 통합, 운영하면서 히트약품을 제조하고 의료시장에 약품을 대량 공급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새로운 약품을 개발하는 데 기술이 최우선적인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바뀔 것이다. 최근 들어 연구원들은 DNA배열, 결합 화학, 고효율의 표시 기술 등을 사용해 약품의 개발을 자동화하고 있다. 또 유전자 기반의 과제가 늘어남에 따라 제약업체들이 취급하는 개발 과제가 기존의 몇백개에서 1만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에 따라 약품에 대한 반응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알려짐으로써 새로운 진찰 및 치료 방법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인체 게놈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공통적인 현상은 단일 뉴클레오티드 동질이상(同質異像)이다. 이와함께 새로운 약품 유전공학은 의약품의 비용과 위험부담을 줄이고 그동안 연구원들이 미루어 왔던 분자개발을 재개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농업분야에서는 생명공학업체들과 종묘업체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로 합병하면서 식물 유전자공학 개발에 많은 투자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식물 생명공학 분야에서 최근 개발한 기술 중 중요한 것은 제초제와 곤충 등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농작물이다.

　◇일반 제약 요소=약품 유전공학, 단백질 공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연구가 활발해져서 거기에서 나오는 새로운 데이터의 분량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정보관리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IT의 발전 추세에 부응해 이들 데이터의 논리적인 정리, 저장, 검색 등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또 사용자들은 생물 정보공학이 발전함에 따라 미래 시스템의 변화, 분석 툴, 새로운 정보 형식 및 데이터의 추가 입력 등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게놈 연구분야에 사용되는 기술은 더욱 효율적이고 자동화되는 반면 비용이 적게 드는 추세에 있으며 점차 연구 형태에서 응용제품 개발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단백질에 관한 연구는 게놈 배열과 세포 작용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단백질과 게놈에 관한 정보는 모든 생물체의 작용을 제어하는 복잡한 유전적 네트워크를 밝혀내는 데 필요한 지도가 될 것이다. 이 지도는 게놈 정보 이용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이는 인체 건강을 위한 새로운 진료 방법뿐 아니라 화학 및 농업 등의 분야에서도 점차 많이 응용될 것이다.

　게놈 정보에 대한 특허권 문제를 놓고 공공기관과 업계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민간업체가 게놈 정보에 대한 특허를 받을 것을 우려해 미국 특허청은 이에 대한 특허절차를 재검토하고 있다. 또 DNA칩 업체들은 각기 자사 제품에 대해 다른 업체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서로 제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업분야에서도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개량 농작물이나 농약을 둘러싼 특허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상승작용 기술=게놈 기술은 분자생물학,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 기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폴리메라아제 연쇄반응과 리가아제 연쇄반응을 포함하는 분자생물학은 게놈기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식기반 시스템과 인공지능을 포함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달은 방대한 게놈정보를 처리하는 데 점차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또 정보 디스플레이 기술은 게놈정보를 그래픽 형식으로 표시하는 데 유용하다. 연구원들은 게놈기술 연구에 필요한 새로운 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마이크로머신, 마이크로 유체공학, 반도체 기술 등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게놈정보를 더욱 완전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본생물학, 생화학, 유전공학 등도 필요할 것이다.

　단백질은 유전자보다 유전자 단백질 합성에 관해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게놈은 이론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을 알게 해주고 메신저 리보핵산(mRNA)은 일어날지도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는 반면 단백질(프로테옴)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려준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단백질을 파악하는 것은 게놈을 배열하는 일보다 더 어려운 과제다. 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X선 회절 방법을 통해 단백질 결정체의 구조를 3차원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시간을 요하는 작업인데 최근에는 새로운 기법을 이용해 데이터 수집 시간을 몇 주로 단축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단백질 구조파악 방법에는 핵자기공명과 대량분광 기술 등이 있다.

　◇규제 요인=게놈기술의 혁명은 복잡한 사회적, 도덕적 의미를 갖는다. HGP(Human Genome Project)는 보건분야에서 유전자정보를 사용하는 것에 대비해 ‘도덕적, 사회적 관계 사업 계획’을 세웠다. 공공기관과 유전자 연구업체들이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수록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생체를 복제하고 인공기관을 만들어낼 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업체들이 그러한 사업을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그러한 기술을 생물학적 살상무기로 악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유전자를 수정한 식품에 대한 문제가 야기돼 지난 99년에는 이에 대한 거부운동이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파급됐다. 관계 기관과 업계가 협조해 여론을 수용,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세계 농업용 생물공학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지 분명치 않기 때문에 생명공학 전략을 재검토하는 업체들도 이미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현실은 게놈기술 업체들이 여론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율적인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소요 자원=HGP사업 초기에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은 미국측이 담당하는 15개년 프로젝트가 총 30억달러 또는 연간 2억달러씩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93년 이래 미연방정부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자금은 20억달러 이상이 됐다. 이밖에도 미국 정부는 관련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일본에서는 주로 인체와 쌀 게놈을 연구하는 사업을 위해 2000년에 2530억엔을 투입했다. 또 일본의 화학, 식품, 제약 및 장비 업체들은 생명산업협회를 설립했다. 유럽연합(EU)은 생명공학을 연구하기 위해 지난 94년부터 98년 사이에 추진한 제4프레임워크프로그램을 통해 5억3300만ECU를 투자했다. EU는 제5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24억1300만ECU를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기관 이외에 기업체들도 생명공학 분야 기술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게놈기술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또 제약회사들도 새로운 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다. 미국 제약산업 단체는 제약회사들이 이 분야 기술개발을 위해 작년에 26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쟁 기술= 최근 유전자 수정 식품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은 가운데 전통적인 영농방식이 식물의 특성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계속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유기농과 같이 더욱 환경친화적인 접근 방식의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적인 우수성이나 생산품의 품질개선보다도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여론의 비판 때문에 전통적인 영농방식이 채용되고 있다. 그러나 게놈기술을 이용하는 방법이 점차 많아짐에 따라 재래방식은 경쟁능력을 잃게 될 것이다.

　보건분야에서는 심장병을 비롯한 대부분의 중요한 질병은 다원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생리학적 게놈과 같은 게놈 방식은 연구원들이 새로운 개념과 구상 및 패러다임을 제공하면서 이러한 질병을 더욱 완전하게 밝혀낼 수 있게 할 것이다. 치료효과가 있는 단백질 또는 유전자 기반의 치료방법의 개발은 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다.

　

　2. 관련 분야

　

　최근 일어난 몇 가지 사건으로 게놈기술 분야에서 그동안 성취한 연구업적이 희석돼 새로운 치료 방법, 진찰 툴, 건강관리 전략 등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 인간게놈의 배열을 완성함으로써 유전자 정보의 특허에 관한 문제가 대두됐다. 또 개인 위험 프로필 작성계획은 개인 데이터의 비밀 보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따라서 게놈기술 연구의 급속한 진전은 기회와 함께 도전을 가져다주고 있다. 일반 대중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게놈 기술 고속도로에 ‘속도 완충지대’가 생길 수도 있다. 행정규제와 기업의 사업활동이 균형을 이루지 못함으로써 기업체들은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장애물에 걸려 사업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릴 것이다.

　◇특허문제=이 분야에서 지적재산권의 소유문제가 관련 기업의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되고 있다. 그런데 특허를 취득하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관련 지적재산권 법규가 불명확하게 규정돼 있을 뿐 아니라 절차 처리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다. 특히 새로 작성한 DNA 배열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특허절차는 소유권을 인정하기에 적합하지 않게 돼 있다. 이 같은 지적재산권의 불확실한 상황이 관련 기술과 정보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 특허청이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것 가지고는 복잡한 특허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불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산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지재권을 얻어야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농업용 생물공학 분야에서도 업체들이 시장을 지배하려는 목적으로 핵심기술에 대한 지재권 취득을 추진해 왔다. 관련업계가 특허를 취득하려고 힘을 기울이는 반면 일반 여론은 게놈기술과 정보의 사용에 대한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한 특허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이다.

　◇정보 및 소유권 문제=당초 HGP는 인간 게놈의 배열과 지도작성사업을 오는 2005년까지 끝마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술 개발속도가 빨라지고 게놈정보를 공익자원화하려는 정부기관의 노력으로 인해 완성시기가 여러 번 수정됐다. 따라서 게놈기술 관련업체들은 기본 게놈 배열 정보에다 가치를 부가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관련업계가 생명공학 연구자료를 진료 또는 다른 데이터와 통합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의 표준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 및 유럽 관계기관들은 건강 및 다른 개인적 데이터의 관리를 위해 개인 데이터 표준화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의 변화=게놈기술은 보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농업 및 다른 산업 분야에서의 잠재력도 매우 크기 때문에 관련업체들이 이미 이 분야에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구조를 재편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게놈 툴과 지식은 인간의 건강과 질병을 치료하는 데 응용돼 왔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와 기술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체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그렇게 빠른 속도로 상용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사업의 기회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기술적 그리고 윤리적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게놈기술이 정보공학 및 전자공학과 결합하면 관련 사업과 기술면에서 어떤 기회와 위험이 발생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생물정보공학= 현재 생물정보공학은 제약업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각종 정보기술은 제약업계보다 다른 분야에서 더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제약업체들은 다른 분야의 정보기술 발전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농업분야에서는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컴퓨팅 툴, 데이터베이스, 정보전략을 점차 많이 응용하고 있다. 특히 식물 게놈 연구를 위한 생물정보 공학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