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뿜는 전자무역전쟁>(3)인터뷰-KOTRA 오영교사장

-전자무역이 WTO와 지역경제협의체라는 두 축으로 형성돼 있는 기존 경제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현 경제질서는 WTO로 대표되는 세계주의와 경제블록으로 대표되는 지역주의가 공존하고 있다.

 새로이 대두되고 있는 전자무역은 분명 지역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디지털콘텐츠와 같이 전자공간에서만 이동되는 경우 전통적인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경제블록은 별 의미가 없다. 그러나 전자무역의 대부분은 디지털콘텐츠가 아닌 오프라인 상품의 국경간 이동이 차지할 것이다. 이 경우 어차피 관세선을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 경제블록이 해체될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실제 거래를 수반하는 e마켓 허브사이트가 등장, 지역주의에 못지 않은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 허브사이트에 참여한 기업이 신규 진입자들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가해 결과적으로 새로운 비과세 장벽의 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자무역의 도입이 전통 무역 패턴에 가져다 줄 가장 큰 변화는.

 ▲전자무역이 본격 도입되면 국가간의 교역이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는 현상, 즉 중간상인 배제 현상이 나타나 해외의 구매자와 직접 거래하는 경향이 일반화된다. 불필요한 해외 출장을 최소화하고 거래성약률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거래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수출경쟁력과 채산성을 제고할 수 있다.

 -전자무역이 활성화되면 민간 차원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각국의 공공기관 역할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데.

 ▲전자무역의 활성화는 분명 국가 무역진흥기관과 같은 공공기관이 전개해 온 거래알선업무에 변화를 강요한다. 인터넷의 활용에 따라 방안에 앉아서도 전세계 바이어를 만날 수 있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더 이상 국가기관의 거래알선 업무가 필요없게 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과거 대행업체들을 통하던 기업들이 전자무역시대에는 직접 무역에 나서게 되고 그렇게 되면 보다 체계적으로 거래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정보, 조사수요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 필요해지기 때문에 무역진흥기관의 역할도 이에 비례해 확대될 것이다.

 -오 사장 취임 이후 KOTRA가 전자무역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취임 직후 종래 전자무역팀과 사이버 KISC운영팀, 지식경영팀 등으로 분산돼 있던 정보화 관련 업무를 e코트라팀으로 통합하고 관련 정보 및 사이트도 고객지향적으로 효율화했다. 이를 통해 기존 오프라인 해외시장 개척업무와 온라인 정보화분야를 조화함으로써 실효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e코트라는 장기적으로 전자무역과 관련된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선도해 나가는 업무를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실크로드21은 유엔 국제무역개발기구(UNCTAD), 국제무역센터(ITC) 등 국제기관에서는 무역진흥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사이트라고 평가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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