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DVD플레이어 시장동향

디지털 시대를 맞아 ‘꿈의 비디오’로 불리는 DVD플레이어가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국산 제품의 수출이 해마다 100% 가까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DVD플레이어가 우리나라의 차세대 수출 유망품목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같은 수출 증가세라면 수년내 종주국인 일본을 제치고 세계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선 특허 대응, 가격경쟁력 확보, 내수진작 등 만만치 않은 걸림돌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날개 단 DVD플레이어=디지털 영상기기인 DVD플레이어가 아날로그기기인 VCR를 제치고 주력 영상기기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오는 2004년쯤이면 DVD플레이어 세계 판매량이 VCR 판매량을 추월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캐너스인스탯은 올해 세계 DVD플레이어 판매량이 작년의 1800만대보다 1000만대 늘어난 2800만대에 이르고 오는 2004년에는 6000만대를 넘어서면서 VCR 판매량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VCR는 미국에서만 연간 2000만대 정도 판매되고 세계 수요가 4000만대를 조금 상회하고 있지만 해마다 수요가 마이너스 2% 정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오는 2004년쯤이면 DVD플레이어 판매량이 VCR보다 1000만∼2000만대 이상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

 세계 최대 VCR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의 관계자들도 VCR 수요가 중동·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전세계 시장을 볼 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DVD플레이어는 해마다 수요가 1000만대 이상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VCR 판매량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그 시기는 오는 2004년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하드웨어 부문에서 DVD플레이어가 VCR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DVD타이틀이 비디오테이프를 제치고 조만간 주력 영상매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수요 동향=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북미·유럽·중국·일본 등 세계 주요 시장 모두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활황세가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는 최근 발표한 주요 AV기기 수요예측 보고서를 통해 DVD플레이어 시장전망을 ‘장밋빛’으로 낙관했다.

 DVD플레이어 세계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돼 2000년 1600만대에서 오는 2005년에는 4000만대로 2.5배 정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오는 2005년쯤이면 전세계 DVD플레이어 누적대수가 2억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전파신문도 최근 미국전자공업회와 일본 관련업계의 통계, 전망자료를 인용해 올해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규모가 2500만∼2700만대로 작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가전협회(C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전제품 중 가장 급성장한 품목으로 DVD플레이어를 꼽았다. 역사상 DVD플레이어만큼 빠른 속도로 수요가 확대돼 단기간내 20% 이상의 보급률을 달성할 제품이 없을 것으로 CEA측은 내다봤다.

 CEA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수요처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820만대 정도가 판매돼 전년보다 무려 2배 이상 수요가 증가했으며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돼 올해 시장규모는 12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과 미국뿐 아니라 국내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도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전망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올해 DVD플레이어 세계시장 규모가 2500만∼3000만대에 이르고 오는 2004년까지 해마다 1000만대씩 늘어나 2004년부터는 5000만대 규모의 VCR 수요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올해 세계 시장규모가 최대 3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성장가속도가 붙은 만큼 3∼4년 후에는 CD플레이어처럼 1억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동향=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 3사를 필두로 이트로닉스·아남전자·태광산업 등 AV업체들과 벤처기업들의 수출실적이 올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각각 300만대와 250만대를 수출하면서 당초 수립했던 목표치를 각각 100만대씩 초과 달성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수출목표를 각각 최대 500만대씩 책정해 놓고 있으며 대우전자도 50만대 이상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따라서 가전 3사만 올 수출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국산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5%선을 넘어 40%선에 근접하는 등 세계 시장 석권에 한발 바짝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수출목표를 400만∼500만대로 늘려잡고 DVD콤보·DVD리코더·게임DVD 등 고부가 신제품을 대거 출시, 주요 수출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 및 유통망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20%선까지 끌어올려 빅3체제를 굳혀나갈 계획이다.

 LG전자도 올 수출목표를 최대 500만대로 늘려 잡고 세계 3대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가격중심의 경쟁에서 탈피해 리시버복합형 DVD·휴대형DVD·DVD리코더 등 고부가 신제품을 대거 출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도 DVD플레이어의 핵심부품인 광픽업과 로더를 자체 개발한 것을 계기로 모델을 다양화해 유럽과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 올해 50만대 이상을 수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가전 3사 못지않게 이트로닉스·아남전자·태광산업 등 오디오 전문업체들도 국산 DVD플레이어의 세계 시장 석권에 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단정보통신·대성엘텍·현대디지탈테크·ADT·시스컴 등 국내 벤처기업들은 DVD플레이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응용제품을 개발, 나름대로 수출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제와 전망=DVD플레이어가 수출유망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몇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우선 핵심기술의 확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첨단 고부가 제품을 조기에 상품화하지 못하면 해외 업체들의 특허 공세로 인해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특허 보유 기업들이 모두 로열티를 요구하고 나설 경우 현재 국내 업체들이 부담해야 할 로열티는 대당 무려 12∼1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로열티 부담이 지속적으로 10%를 상회할 경우 국내 업체들은 성장은커녕 사업유지도 힘들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로열티 문제와 함께 높은 성장세만큼이나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수출가격도 국내 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500∼600달러대를 호가하던 DVD플레이어 가격이 최근 들어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0∼300달러대로 떨어졌으며 조만간 100달러 진입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은 세계 톱 메이커로 부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량을 늘리기 위한 과열경쟁만큼은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중저가 제품 중심의 수출에서 탈피해 고부가 제품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내수기반이 취약하다는 점도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점이다. 올들어 DVD플레이어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으나 여전히 10만대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일본과 중국업체들이 내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데 반해 연간 1000만대 가까이 DVD플레이어를 생산하는 우리나라의 내수가 10만대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조업체들이 DVD타이틀 업체들과 공동으로 국내 DVD 붐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수요진작을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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