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대학가 명품 신드롬

 명품 신드롬이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40∼50대 상류층이 주고객이던 명품의 소비계층이 최근 소비의 황제로 등극한 20대 직장인·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고가의 수입 정장이나 가방·구두·액세서리 등의 소비를 일상화하면서 명품소비를 통해 정체성을 찾는다.

 S대 영문과 김모씨(23)는 “명품 브랜드 하나쯤 안 갖고 다니는 애들이 없어요. 물론 저도 가지고 있죠”라는 말로 요즘 대학가에 불고 있는 명품 열풍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런 거센 바람에 힘입어 명품 소비의 새로운 주체로 떠오른 대학생들을 일컬어 ‘L세대(Luxury Generation)’라 하는 신종어가 등장했고, 아르바이트로 번 돈이나 용돈을 매달 조금씩 모으는 ‘명품계’까지 생겨났다.

 또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정보,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공유하는 인터넷 명품 동호회도 점차 늘고 있다.

 중고품 전문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옷 한 벌에 100만∼200만원, 구두 한 켤레에 70만∼8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을 대학생들이 구입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이런 중고품 전문점은 싫증난 명품을 팔려는 공급자와 진품을 헐값에 사려는 수요자들의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명품 신드롬에 대해서는 정작 대학생 자신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국민대 의상디자인과 이누리씨(20)는 “자신의 개성을 무시한 채 또래집단의 소비 행태를 무조건 따르는 것에 대해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 대학생으로서 자존심이 무척 상해요. 무엇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를 잘 알면서도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죠”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80년대 민주화를 부르짖고, 90년대 이념과 이상에 대해 토론하던 정열이 사라진 지금 그 빈자리를 겉모습만 중시하고 가진 것을 과시하는 물질만능주의가 차지해 버렸다.

 이것이 요즘 대학가의 현주소다.

<명예기자=이하나·숙명여대 twoha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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