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산업은 항상 새로운 소재를 찾습니다. 전기전도성 고분자는 IT산업에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광응답성 유기물 및 고분자소재 국제학술대회(ICPOP’01)에 강연차 방한한 게하르트 베그너(Gerhard Wegner) 독일 마인츠대 물리화학 교수 겸 막스프랑크연구소내 폴리머연구소장(61)은 이렇게 강조하며 “전도성 고분자는 점차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베그너 교수는 폴리머연구소를 설립해 세계적인 연구소로 키운 주역. 그는 특히 고분자 물질의 응용범위를 넓혀 20세기 후반들어 침체된 화학계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현대 화학의 지평도 넓힌 세계적인 석학이다.
베그너 교수는 “전도성 고분자가 구리와 같은 전도성 금속을 대체하는 것 자체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산업적인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핵심 부품 분야에서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리콘 소재를 바탕으로 한 기술은 매우 발전해왔으나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기존 소재에 비해 순도가 높은 전도성 고분자 등을 기반으로 한 신소재는 이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는 신소재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장치를 비롯해 정보 저장 및 전송장치 등 IT관련 기기의 핵심 부품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소재는 기초기술이 튼튼해야 개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소재분야에서 선진국에 비해 뒤지는 것은 기초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학은 기업의 투자 부족을 탓하며 기업은 대학에 쓸 만한 기술이 없다는 타령이다.
“미국, 일본, 유럽의 선진 대기업들도 기초 기술에 대해 투자를 꺼리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그러나 선진 대기업들은 대학에서 연구한 기초기술을 잘 발굴하고 응용합니다. 신소재 개발은 산·학간의 많은 대화와 협력이 이뤄져야 큰 효과를 가져오는 분야입니다.”
같은 폴리머연구소의 볼프강 스파이스 교수가 베그너 교수의 과학자로서의 인생에 대한 키워드를 ‘협력(cooperation)’이라 말한 것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그의 요즘 관심사는 세계 IT산업계에 던져진 화두 그대로다.
“화학과 물리학을 기초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어떻게 IT와 연관시킬까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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