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펜티엄4 칩의 판매부진으로 램버스 D램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램버스 D램에 주력해온 D램업체들은 애초 전략을 다시 검토하고 있으며 DDR 진영은 본격적인 세몰이를 통해 전세역전을 꾀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램버스 D램은 펜티엄4 칩의 주메모리로 채택되면서 차세대 D램시장 주도권을 가진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펜티엄4의 판매부진으로 주춤하고 있다.
반면 DDR SD램은 칩세트 및 주기판업체의 지원확대 등에 힘입어 득세하고 있다. 램버스 D램 사업에 적극적이었던 도시바가 감산에 들어갔으며 엘피다메모리가 최근 DDR에 주력할 뜻을 내비치면서 오히려 시장주도권은 램버스 D램에서 DDR로 넘어가려 한다. 엘피다의 전략선회는 펜티엄4 칩 판매가 부진한데다 인텔이 램버스D램 대신 DDR SD램에 무게중심을 둔 것과 무관치 않다.
인텔은 이르면 다음달 내놓을 ‘i845칩세트(일명 브룩데일)’에 기존 SD램과 DDR SD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DDR SD램을 채택한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가 새로 등장할 예정이어서 램버스 D램 일변도였던 게임기시장도 DDR SD램과의 경쟁구조로 바뀔 전망이다.
상황이 바뀌자 삼성전자는 곤혹스러워졌다. 삼성전자는 주력인 램버스 D램 위주로 차세대 D램시장을 선점, 진입 장벽을 쌓은 후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이었으나 동조세력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고립무원’의 지경에 빠졌다.
물론 삼성전자는 램버스 D램은 물론 DDR SD램에 대한 양산공급체제를 갖춰 DDR시장도 선점할 수 있는 입장이다. ‘X박스’용 DDR SD램의 경우 당분간 독점공급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삼성전자로선 경쟁사로부터 쉽게 추격당할 수 있는 DDR SD램보다는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램버스 D램을 시장표준으로 만들려는 입장이었다.
삼성전자는 상황이 돌변하자 최근 0.15미크론 공정을 적용한 128M 및 256M DDR SD램의 양산에 돌입, DDR SD램 사업도 본격화했다. 그러면서도 램버스 D램의 원가구조를 혁신해 가격을 낮추고 직간접적인 유통망을 통해 공격적인 가격공세를 펼쳐 램버스 D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마이크론·인피니온 등 DDR SD램 진영 업체들은 최근의 분위기 반전을 삼성과의 격차를 좁히는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인텔의 브룩데일 칩세트 출시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해 붐을 조성할 계획이다.
DDR 진영은 특히 주기판업체들이 램버스 D램보다 저렴한 DDR SD램을 선호하는 데 고무돼 있다. 대만의 칩세트업체 비아테크놀로지는 주기판업체의 수요가 늘어나자 최근 인텔의 소송 위협에도 불구, DDR SD램을 지원하는 펜티엄4용 칩세트의 양산에 들어갔다.
DDR 진영은 일단 램버스 D램의 약점인 가격을 물고 늘어져 삼성전자가 램버스 D램의 가격을 본격적으로 낮추기 이전에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삼성전자만큼 양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브룩데일 칩세트의 출시 이후 PC시장이 조기에 활기를 되찾을 경우 DDR SD램이, 늦어질 경우 경우 램버스 D램이 차세대 시장주도권에 가까워질 것으로 본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제품의 가격차이는 좁혀지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승부를 벌일 2라운드가 시작됐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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