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선진외국 현황-일본

 일본의 디지털방송은 위성과 케이블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는 비교적 늦게 추진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위성방송이 시작, 아날로그와 디지털방송이 혼재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본은 방송용 위성에 따라 통신위성(CS)과 방송위성(BS) 기반의 방송이 함께 발전하는 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일본 NHK는 1984년 아날로그 방식의 위성방송을 시작했으며 97년 1월 퍼펙TV가 디지털방송에 나섬으로써 경쟁이 시작됐다. 아날로그 방식의 위성방송이나 디지털 방식인 퍼펙TV는 모두 CS를 사용했다. 이후 미국의 디렉TV, J스카이B 등 다양한 위성방송 사업자들이 등장, 시장경쟁을 벌였으나 아날로그 위성방송의 위세에 눌려 수요자를 확대하지 못했다. 결국 2000년 2월 28일 스카이퍼펙TV가 디렉TV재팬을 합병함으로써 CS 기반의 디지털 위성방송은 단일 사업자 체제로 확립됐으며 총 2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됐다. 스카이퍼펙TV는 NTT의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지난해말 일본에서 BS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위성방송이 시작되면서 일본의 디지털 위성방송은 경쟁체제를 맞게 된다. NHK, 아날로그 사업자인 와우와우, 민간방송 5개사, 영화 전문 채널, 스타 채널 등이 참여한 BS는 CS 채널의 2배에 해당하는 10개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디지털 위성방송은 CS와 BS의 양대 경쟁체제를 유지하면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일반 가정에서는 하나의 안테나로 BS와 CS 방송 모두 수신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양 진영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가입자를 늘려 나가고 있어 향후 디지털화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케이블TV의 디지털화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1999년 7월 케이블TV의 디지털방송이 시작됐으며 특히 일본의 최대 케이블TV 업체인 주피터텔레콤이 지난해 9월 시험방송을 거쳐 12월 본 방송을 개시했다. 이를 위해 주피터텔레콤은 케이블 방송 업계 2위 기업인 타이타스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했으며 오사카의 마쓰시타전기산업 산하에 있는 6개 케이블TV회사도 통합했다.

 소니도 도큐 케이블TV에 100억엔을 투자했으며 홍콩의 네트워크 관련 기업인 퍼시픽센트리사이버워크가 일본 법인을 통해 ‘투맨미디어콤’에 출자하는 등 국내외 대기업 자본들이 디지털화를 앞둔 케이블TV 업계에서 기업 사냥을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케이블TV망의 디지털화를 통해 방송과 통신을 융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부가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일본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유선 인터넷 보급이 뒤떨어져 디지털 케이블TV망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외부 대자본 유입에 따라 케이블TV 업계의 합종연횡이 더욱 가속화할 뿐 아니라 디지털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촉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내에서 디지털화가 가장 늦은 지상파의 경우 2003년경 본 방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일본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98년 11월 도쿄의 일부지역에서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지의 광역권에서 2003년 본 방송을 우선 시작하고 점차적으로 지역을 확대해 2006년까지는 전국 규모의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어 전체 가입자 중 85% 이상이 디지털방송을 수신하는 시점에서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할 계획이며 늦어도 2010년까지 디지털화를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향후 디지털방송이 급속도로 진전됨에 따라 관련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04년까지 디지털TV 수상기 판매가 1000만대에 이르는 등 디지털TV의 잠재 시장을 35조엔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방송 장비, 방송 사업자의 서비스 매출액, 경제적인 파급효과 등을 모두 감안하면 디지털방송은 일본 내에서만 220조엔 어치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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