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경쟁사 윈도XP에 집중포화

 PC용 차세대 운용체계인 윈도XP의 출시가 임박해 오면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MS의 주요 경쟁사들과 반독점 규제당국은 윈도XP가 타사 제품에 대해 배타적인 정책을 취해 독점적인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나섰다.

 현재 윈도XP와 관련해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쟁점은 윈도XP가 자바의 사용을 제한한다는 점, MS가 특정 아이콘을 바탕 화면에 포함시키려는 점, 인터넷익스플로러(IE)6에 채택된 인증서비스인 패스포트가 경쟁사의 브라우저를 지원하지 않고 보안에 허점이 있다는 주장들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지난 9일자 뉴욕타임스, 새너제이머큐리뉴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신문의 전면광고를 동원해 소비자들이 MS가 자바 플랫폼을 윈도XP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델, 컴팩, 게이트웨이, IBM, 휴렛패커드 등과 같은 PC업체들도 자바 플랫폼을 채택토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선이 이같이 다급하게 나온 것은 IE로 자바 보급에 가장 큰 공을 세웠던 MS가 윈도XP에 포함될 IE6에서 자바 프로그램의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플랫폼인 자바버추얼머신(JVM)을 제외키로 했기 때문이다.

 선의 대변인인 데이비드 해라는 “MS는 자바가 서버 시장에서 성공한데이어 이동전화와 다른 무선 디바이스 시장에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 JVM을 제거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S의 윈도XP 제품 매니저인 짐 컬리넌은 “우리는 자바를 윈도에 설치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선의 시도 때문에 3년이라는 시간을 소송에 허비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윈도XP에 자바를 탑재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가트너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스미스는 “자바의 최대 배포자는 아직까지 MS이며 이같은 유통경로가 막히는 것이 선에는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JVM이 IE에서 제외되는 것이 오히려 선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IE6가 JVM 1.3.1 대신 구버전의 JVM만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체만으로는 AOL타임워너의 넷스케이프 6.1과 같은 다른 브라우저처럼 플러그인 아키텍처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은 JVM을 IE6를 포함하는 윈도XP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완벽히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MS가 IE6에 인증서비스인 패스포트를 결합시키기로 한 결정도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MS는 최근 패스포트 인증서비스가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이 주창한 프라이버시 표준인 P3P(Platform for Prefrences)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곧 웹 브라우저가 패스포트 인증을 이용하기 때문에 AOL의 넷스케이프 6.1 이나 오페라와 같은 경쟁 제품, 기존 IE는 P3P 호환이 추가 제공되지 않으면 패스포트의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MS의 경쟁사와 반독점 규제 당국은 최근 MS가 8개의 반독점 위반 행위를 범했다며 법적인 공세를 취하고 나섰으며 10개 프라이버시 관련 단체도 지난달 연방 무역위원회에 패스포트 등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윈도XP의 출시 일정을 지연시켜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패스포트는 전문가들로부터도 공격을 받고 있다. 이들은 패스포트가 하나의 전자우편 주소와 패스워드를 사용하는 단일 결제(single sign-on)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패스포트 사용자의 정보를 입수하면 모든 사용자의 서비스를 액세스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AT&T연구소의 연구원인 데이비드 코맨과 애비엘 루빈은 보고서를 통해 “패스포트 계정의 와해는 핫메일 계정의 와해를 가져오고 이는 사용자의 계정이 다른 곳에서도 거부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윈도에 IE를 포함시켜 반독점 소송에 휘말린 MS가 OEM용으로 공급하는 윈도XP에도 IE, 윈도미디어플레이어, MSN 익스플로러 등을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이 회사가 또 다시 반독점 논란에 휩싸이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지난달 PC 제조업체들에 윈도XP를 아이콘을 제거한 바탕 화면으로 설치하거나 아니면 IE6, MSN 익스플로러, 윈도미디어플레이어, 휴지통의 아이콘을 추가해 설치하는 2가지 옵션을 제시한 것으로 뒤늦게 밝혔다.

 MS의 대변인인 비벡 바마는 “OEM 업체들은 아이콘을 없애거나 미리 설치할 수 있지만 미리 설치하려면 MSN, 윈도미디어플레이어, 휴지통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른 유용한 프로그램 아이콘을 설치할 수 있는 자리를 휴지통 아이콘에 할당해야만 하게 돼 PC 업체들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MSN의 이같은 조치는 인터넷 분야에서 MS의 주요 경쟁사인 AOL타임워너에는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바탕화면뿐 아니라 시작메뉴의 아이콘 할당도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윈도XP는 시작메뉴에 8개의 아이콘 자리를 만들었으며 5개를 OEM 업체를 위해 할당했다. 이에 따라 AOL과 같은 업체들은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주요 PC 업체들과 치열한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MS는 AOL이 MSN을 비롯한 다른 ISP의 접근을 막으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AOL을 고소한 상황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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