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이냐, 탈환이냐.’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미국 히타치데이터시스템(HDS)의 하이엔드급 스토리지인 ‘라이트닝9900’을 국내에 공급하게 됨에 따라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한 업체들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본지 8월 10일자 19면 참조
미국 선 본사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결정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 HDS와 효성그룹의 합작사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일본 히타치제작소의 자회사 LG히다찌, HDS와 OEM 계약을 맺고 있는 한국HP 등 3개사가 동일 제품을 이름만 바꾸고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보다 국내 시장에서 그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선의 서버고객을 대상으로 막대한 스토리지 매출을 올려온 한국EMC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어 국내 스토리지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히타치 제품 판매사=우선 한국HP·LG히다찌·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3사는 이번 계약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매출감소는 감수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3사 모두 선 고객을 대상으로 적지 않은 매출을 올려왔으며 다른 시장에서도 부딪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효성인포메이션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효성측의 경우 한국HP와는 달리 서버고객을 기반으로 한 고유 시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EMC와 힘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효성으로서는 이번 계약으로 인해 기존 고객마저도 한국썬에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효성측은 이로 인해 매출이 일정 부분 줄어들겠지만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히타치 스토리지 시장에서 3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효성인포메이션은 썬이 히타치를 파트너로 선택함으로써 제품의 우수성이 입증됐으며 향후 영업은 한국썬과 공조체제를 구축해 대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LG히다찌도 약간의 매출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인정은 하면서도 본사 차원에서 한국썬과의 영업활동에 대한 조율작업을 할 것이므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일 공식발표가 있은 직후 한국을 찾은 일본 히타치 관계자들과 향후 영업전략에 대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40∼50%의 히타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한국HP는 이들에 비해 다소 여유있게 대처하고 있다. HP 서버고객이 많은 기존 오픈시스템 시장에서는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결론에서다. 오히려 경쟁사인 한국썬이 하이엔드 스토리지제품 ‘T3’의 실패를 인정한 셈이기 때문에 시장경쟁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EMC 얼마나 영향 받을까=하지만 일각에서는 강력한 유닉스서버 제품군을 동원해 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한국HP를 한국썬이 동일한 전략을 바탕으로 강하게 위협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썬의 발표가 있은 직후 한국EMC는 발빠르게 대응자료를 내놓으며 파급효과를 막으려 애썼다. 그만큼 이번 계약이 한국EMC에는 위협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스토리지업체들은 이번 계약으로 인해 가장 큰 손해를 볼 업체로 한국EMC를 꼽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선 솔라리스 환경 시장에서 4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성적을 올리고 있어 이 시장을 한국썬에 잠식당할 경우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EMC는 일단 이를 선이 T3 후속제품 개발시간을 벌기 위해 선택한 자충수로 보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또 기존 EMC고객들은 히타치 제품보다 EMC를 선호한 것이지 썬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이번 계약으로 인한 고객이탈은 없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한국EMC 관계자는 “선의 히타치 대열 합류가 고객에게 더 큰 혼란만 가져다줄 것”이라며 “오히려 EMC쪽으로 선회하는 고객들이 생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현 상황에서 선의 선택이 어느 업체에 득이 될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그렇기 때문에 하반기 스토리지 시장은 어느때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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