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특약=iBiztoday.com】미국 중앙정보부(CIA)가 2년 전 인터넷 열풍이 절정에 달했을 때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 펀드를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적으로 중립인 국가안보경영자협회(BENS)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큐텔(In-Q-Tel)’이란 이름의 이 펀드가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IA는 펀드 설립 당시 실리콘밸리의 유력한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던 새너제이 샌드힐로드 2440번지에 회사를 차린 뒤 13개 업체를 상대로 투자를 시작했다. 인큐텔은 펀딩을 통해 8097만달러를 조성했는데 이중 3800만달러는 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한편 신생업체 창업에 지분투자 형태로 8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인큐텔은 CIA가 관료조직의 특성 때문에 얻기 힘든 최신 첨단기술을 벤처업체들로부터 획득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벤처캐피털리스트 하워드 콕스는 정부기관이 이 분야에 진출해봐야 세금만 낭비할 뿐이라고 생각해 처음에는 인큐텔의 등장 때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콕스는 훌륭한 과학자들이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은 신생 벤처업체의 스톡옵션에 이끌려 CIA를 떠나는 걸 보면서 보안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인큐텔이 성공한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은 길만 루이 최고경영자로(CEO)로 그는 제임스 본드의 007 시리즈에 나오는 과학자를 일컫는 ‘Q’로도 통한다. 이 회사의 ‘인’과 ‘텔’은 인텔리전스(intelligence)에서 따온 말이다.
루이 CEO는 이 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한 신생업체들에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보안 소프트웨어 분야의 신생업체인 모호마인의 임원들은 인큐텔에 대한 경영실사가 특히 까다롭고 깊이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루이가 운영하는 팀은 지금까지 750건의 사업계획을 검토했고 이중 3건은 이미 시험단계에 도달했다. BENS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미 국방부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데보라 리 제임스는 이에 대해 ‘확실한 성공의 반증’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제임스 COO도 인큐텔의 성공 여부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루이는 당초 인큐텔을 설립할 당시 CIA 내부에서 ‘엄청난 저항’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인큐텔이 확보한 기술의 하나가 CIA가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안문제에 대해 브리핑하는 데 활용돼 CIA가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이 펀드의 수익은 인큐텔과 CIA가 나눠 갖도록 돼 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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