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문화산업 점검>(10)전자책(e북)

 전자책(e북) 업체들에게 지난 상반기는 한마디로 ‘악전고투’의 시기였다.

 e북 업체들은 지난 6개월 동안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과 함께 생존을 위한 수익 창출에 전력을 다해야 했다.

 e북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기보다 직접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 당장 시장성이 없는 일반인 대상의 영업활동에서 벗어나 기업과 단체를 겨냥한 B2B 시장 개척에 사력을 다했다.

 드림북·와이즈북·북토피아·바로북·워드씨피엘 등 주요 e북 서비스 업체들은 공공도서관, 교육기관, PC방, 사이버대학 등에서 발주하는 전자도서관 구축 사업에 적극 참여했다. 특히 드림북은 초등학교, 대학도서관, PC방 등에 e북을 대량 납품하는 등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 B2B 시장 최대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국립중앙도서관의 ‘상업용 온라인 출판물 구입 사업’은 오히려 B2B 시장을 가로막는 악재로 돌변, 업계의 불황을 부채질했다.

 초기 시장을 살리고 지원해야 할 정부가 e북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책정, e북 업체들이 납품을 거부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여기에 일반인의 e북에 대한 인식 확산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e북 전용단말기 출시가 지연된 것도 상빈기 침체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e북 전용단말기의 등장과 e북 표준안의 보급, 콘텐츠 공급 원활화 등으로 B2B·B2C 시장 모두 큰 폭으로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염려되는 것이 있다면 지난해부터 콘텐츠 및 솔루션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e북 업체들의 자금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뒷심이 부족한 e북 업체들의 도산이 속출할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e북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이합집산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하반기 e북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e북 전용단말기는 이달 말께 선보인다. 한국전자북의 e북 전용단말기 ’하이북’의 등장은 e북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또 그동안 e북을 종이책의 경쟁 매체로 파악해 콘텐츠 제공에 소극적이던 도서

출판사들의 태도 변화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판사들이 e북을 도서시장 확대에 기여할 ‘효자’로 인식하게 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e북 업체들의 민간 컨소시엄인 한국전자책컨소시엄(EBK·회장 김경희)이 e북 문서의 논리적인 구조 및 확장방법을 정의하고 e북 문서 콘텐츠와 스타일 등 규격과 포맷을 정한 문서표준안 ‘EBKS 버전 1.0’을 확정한 것도 e북 시장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외부 상황 호전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가 e북 업체들에겐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말이면 초기 자본금이 거의 소진돼 어떻게 자금회전에 성공할 것인가가 최대의 난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e북 업체들은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 등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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