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스3가 처음 선보였을 때 지포스2울트라에 비해 그다지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 못한다는 평이 많았다. 이것은 새로운 제품들이 선보였을 때 겪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펜티엄4에서도 이런 평을 들은 적이 있다. 한마디로 지금의 환경에서 최고의 성능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미래 지향적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먼저 지포스3가 최고의 성능을 내기 위한 조건을 꾸몄다. ‘3D! NOW’ 기술을 지원하는 애슬론보다는 SEE2 기술을 채택한 펜티엄4가 더 나은 성능을 낸다고 판단했다. 지포스3를 제대로 쓸 수 있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나 게임이 아직까지 별로 없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다이렉트X 8.0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3D마크2001과 아쿠아마크 정도만이 제대로 된 성능을 알아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오픈EL과 다이렉트X 7.0에서의 성능도 같이 알아보았다.
모든 벤치마크는 공정성을 뺀다면 의미가 없다. 더군다나 이번 실험처럼 같은 칩세트를 쓴 그래픽카드의 성능차이는 아주 작다. 모든 제조사마다 이른바 레퍼런스타입으로 통일되고 독자적인 드라이버가 없어 더욱 그렇다.
모든 성능은 기준이 되는 지포스2 울트라를 기준으로 상대값으로 비교했다. 지포스2 울트라와 성능이 얼마나 차이나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테스트 환경
CPU : 펜티엄4 1.4㎓
메인보드 : 인텔 D850Gb
메모리 : 삼성PC-800 RD램 256MB
하드디스크 : 시게이트 치타 9.2Gb
DVD롬 드라이브 : 삼성 16배속
그래픽카드 드라이버 : 디토네이터 12.41
◆3DMark2001 테스트
다이렉트X 8.0에서는 엔피니티 엔진에 포함된 버텍스셰이더와 픽셀셰이더를 하드웨어로 쓸 수 있다. 3D마크2001에서는 이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그래픽카드는 버텍스셰이더와 픽셀셰이더를 하드웨어로 쓸 수 없어 그냥 통과했지만 지포스3에서는 처음으로 이 부분을 볼 수 있다. 화질뿐 아니라 사실적인 표현은 이것이 과연 지포스3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대부분의 결과가 비슷하게 나왔다. 거의 오차 한계에 속할 정도로 편차는 작은 편이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레퍼런스 디자인을 따르고 엔비디아 레퍼런스 드라이버를 쓴다면 성능은 그다지 별 차이가 없다는 당연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실험에서 의미는 지포스2 울트라와의 성능 비교에 있다. 지포스2 울트라와 지포스3의 실험결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차이가 나는 이유가 바로 지포스3는 다이렉트X 8.0에 최적화되었다는 것과 엔피니티 엔진을 비롯한 새롭게 더해진 라이트스피드 메모리 아키텍처와 HRAA 덕분이다. 지포스3의 새로운 기능을 쓸 수 없다면 성능 좋은 지포스2에 불과하다.
◆아쿠아마크 테스트
지포스3를 구입하는 가장 큰 목적 가운데 하나는 게임이다. 지포스3를 쓸 수 있는 얼마 안되는 게임 가운데 앞으로 선보일 수중 액션 3D 게임인 아쿠아녹스의 기능을 이용한 아쿠아마크라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 게임은 다이렉트X 8.0 전용에 지포스3에서 더해진 엔피니티 엔진의 다양한 기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심지어 FSAA 기능을 실험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지포스3의 성능을 알아보는데 특화된 게임이자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지포스2 울트라와 지포스3의 차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50∼70% 정도의 성능 향상과 놀라운 특수효과가 보여주는 화면은 역시 지포스3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역시 성능은 비슷하지만 리드텍과 엘자가 비교적 선전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VP GLmark 테스트
VP GL마크는 오픈GL을 쓰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가운데 지포스3 전용모드가 있는 몇 안되는 프로그램이다. 지포스3는 다이렉트X 8.0에 최적화되어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오픈GL에서의 성능도 어느 정도 좋아진 편이다. 이것은 오픈GL에서 최적화되어 빨라진 것이 아니라 메모리 아키텍처와 GPU의 성능향상으로 인한 것이다. 오픈GL 가운데 많이 쓰는 ICD 오픈GL을 쓰는 VP GL마크에서 얼마나 성능 향상이 있는지 알아보자.
같은 칩세트를 쓴 그래픽카드답게 하나같이 똑같은 성능을 보여준다. 어떤 것이 더 빠르다 느리다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같은 결과를 보여 준다. 레퍼런스 디자인에 레퍼런스 드라이버를 쓴다면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장한다는 엔비디아의 말은 거짓이 아님을 보여준다. 예상한 대로 지포스2 울트라와는 상당히 차이나는 성능을 보여준다.
◆MDK2 테스트
오픈GL을 쓰는 게임 가운데 MDK2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알아보는데 많이 쓰인다. 역시 ICD오픈GL을 쓰며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하는 게임으로 유명하다.
지포스3의 성능은 엇비슷하다. 대부분은 오차의 한계라 어떤 것이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지포스2 울트라는 1024×768의 해상도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고해상도인 1600×1200에서는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 같은 클록의 메모리를 쓰기 때문에 물리적인 차이는 없다. 역시 라이트스피드 메모리 구조덕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쓰기 때문에 고해상도에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주고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메모리의 대역폭을 늘린 것과 같은 효과를 보는 것이다. 지포스3의 성능은 역시 마찬가지로 대부분 오차 한계에 속한다. 어느 것이 빠르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메르세데스 벤츠 트럭 레이싱 테스트
다이렉트X 7.0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가운데 비교적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 트럭 레이싱이다.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한다는 것과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다이렉트X 7.0에서의 3D 성능을 확인하는데 이보다 좋은 게임이 드물다.
같은 칩세트를 얹은 그래픽카드답게 성능이 너무 엇비슷하다. 누가 빠르다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약간 차이가 나긴 하지만 역시 오차의 한계다. 같은 칩세트의 제품에서 성능을 가늠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MDK2와 마찬가지로 1024×768의 해상도에서는 지포스3과 지포스2 울트라의 성능차이는 작은 편이다. 해상도가 올라갈수록 차이는 큰 편이다. 역시 이유는 메모리 아키텍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문제로 지적되던 메모리 대역폭 문제를 클록을 높이지 않고도 슬기롭게 어느 정도 해결한 느낌이다. 엔비디아가 메모리 대역폭을 늘리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쓰는 것으로 돌아선 것은 칭찬해 줄 만하다.
★지포스3에 적용된 신기술
◆엔피니티엔진(nfinite FX Engine)
지포스3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기능이다. 엔피니티 엔진은 빠른 그래픽처리는 물론 3D그래픽 엔진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좀더 다양한 표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3D엔진이다.
지금까지의 그래픽카드는 획일화된 그래픽 칩세트에 3D그래픽을 맞춰 표현하는 제한된 표현을 썼지만, 엔피니티 엔진은 표현하고 싶은 함수를 모아 자기만의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간단한 프로그래밍만으로 다양한 표현을 쉽게 쓸 수 있어 3D그래픽 표현 한계를 상당히 덜어준다. 이런 엔피니티 엔진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써 버텍스셰이더(Vertex Shader)와 픽셀셰이더(Pixel Shader)로 나눌 수 있다.
버텍스셰이더는 다양한 환경효과를 보다 쉽고 정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존의 그래픽으로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안개효과나 물 속 등도 문제없다. 안개효과, 원근감, 수중효과, 빛의 굴절, 광원효과 역시 매우 사실적이다. 3D그래픽은 픽셀로 구성된다. 하나의 완성된 3D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렌더링을 하고 광원효과를 넣고 셰이딩하고 색을 입히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픽셀셰이더는 광원효과를 비롯한 여러 가지 셰이딩 효과를 픽셀 단계에서 만드는 것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미 지포스2에서 선보였던 것을 한 단계 발전시켜 엔피니티 엔진에 포함시켰다.
지포스3에서는 8개 텍스처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어 빠르고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다. 복잡하고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 아직까지는 지포스3에서만 이런 재주를 부린다. 이런 기술이 쓰인 엔피니티 엔진은 여러 가지 효과를 동시에 표현해서 이전에 나왔던 어떠한 그래픽카드보다 뛰어난 표현력을 보여준다.
◆라이트스피드 메모리(Lightspeed Memory) 구조
엔비디아 그래픽 칩세트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던 메모리 대역폭을 상당부분 해결한 기술이다. 한마디로 겹쳐지는 면을 계산하지 않아 그만큼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메모리 대역폭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빠른 메모리를 써서 대역폭을 늘리는 것이다. 기술적인 어려움이 덜하지만 메모리는 빠를수록 많이 비싸지기 때문에 제품의 값이 올라가고 마찬가지로 성능이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다른 방법은 그래픽 칩세트 안에 메모리를 내장하는 방식이지만 많은 메모리를 내장할 수 없어 현실적이지 못하다.
라이트스피드 메모리는 메모리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보다 효과적으로 메모리를 쓰는 것이다. 속도가 빠른 DDR메모리를 쓰지만 근본적으로 클록이나 대역폭은 기존의 지포스2 울트라에 비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주어진 메모리 환경을 보다 효과적으로 써서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 달라진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HSR(Hidden Surface Removal) 기능을 들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숨겨진 표면 제거기술이라 할 수 있다. 제거된 영역만큼 데이터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래픽 칩세트의 부하도 덜어주고 메모리의 대역폭도 확보할 수 있다.
◆HRAA(High-resolution Antialiasing)
FSAA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HRAA(High-Resolution Antialiasing)는 지포스3가 자랑하는 또 다른 기술이다. 높은 해상도에서 앤티알리아싱을 쓰기 위해 FSAA를 더욱 발전시켜 고해상도에서 뛰어난 수준의 앤티알리아싱이 빠른 프레임을 느낄 수 있다. 알리아싱이란 그래픽이나 글자외곽선이 톱니모양의 계단현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앤티알리아싱이란 이런 알리아싱을 줄여 부드러운 화면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알리아싱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흔히 픽셀을 늘리는 방법을 쓴다. 화질은 부드러워지지만 속도가 많이 느려지는 단점이 있다.
지포스3는 고해상도 앤티알리아싱이라는 특별한 무기가 있다. 멀티샘플링이라는 기법을 쓰는데 이것은 이웃한 색상의 데이터를 써서 좀더 정확한 지점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웃한 데이터를 써서 계산하는 만큼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뛰어난 화질을 얻을 수 있다. 지포스3에 쓰인 샘플링 패턴은 오점형(quincunx) 패턴이다. 주사위의 5를 뜻하는 것과 비슷하게 생긴 것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화질은 4X 슈퍼샘플링과 비슷하지만 실제 걸리는 부하는 2X 슈퍼샘플링과 비슷하다. 2X 슈퍼샘플링을 쓰는 효과로 4X의 화질을 얻을 수 있다.
◆다이렉트X 8.0 최적화
지포스3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특징은 윈도에서 3D그래픽을 구현하는데 표준처럼 쓰이는 다이렉트X 최신 버전 8.0에 가장 최적화된 최초의 그래픽카드라는 점이다. 엔비디아가 다이렉트X를 만드는데 직접 참여한 덕분이다. 아직까지는 지포스3가 유일하다. 지포스3는 이렇듯 새로운 기술을 듬뿍 담아 3세대 GPU라고 불린다.
아직까지 지포스2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내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직까지 최적화된 게임과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 선보인 펜티엄4가 비슷한 평가를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최신 제품이 겪는 통과의례적인 성격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분석 황의현 PC가이더 벤치마크팀 hawkeye3@pcgui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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