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MPU)시장은 약 315억달러의 규모를 이룬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의 1위는 역시 인텔이었다. 인텔은 지난해 마이크로프로세서 부문에서 24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의 78%를 점유했고 세계 1위의 반도체업체의 자리도 지켰다.
그러나 지난해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에서는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읽혀졌다.
만능 2위였던 AMD가 시장점유율이 99년 6.5%에서 8.4%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PC시장만 놓고 봐도 7∼8%에 머물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7%로 껑충 뛴 것이다.
임베디드(내장형)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대표주자 모토로라는 지난해 이 부문에서 1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전체 시장점유율이 29%나 늘어나 3위를 차지했다. 모토로라는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부문에서도 1위 자리를 지켰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전자왕국 일본의 주역 히타치와 NEC, 미쓰비시 등이 지난해 MCU 부문에서 22%에서 49%까지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일련의 변화는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시장 분석가들은 PC 수요의 침체로 범용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은 줄어드는 반면 신개념 디지털 정보기기의 발달로 임베디드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이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데이터퀘스트는 올해 임베디드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이 약 5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9년 29억달러와 지난해 41억달러에 비하면 상당한 성장세다.
물론 데이터퀘스트는 전반적인 시장 위축으로 예측치 수정에 들어갔지만 오는 2004년까지 임베디드 프로세서시장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각종 통신칩과 가정용 정보기기 핵심칩에 통합되는 MCU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오는 2004년이면 21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최근 세계반도체산업협회(SIA)가 예상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도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연산기능을 강화한 디지털신호처리기(DSP)는 통신응용기기의 증가로 매년 3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처럼 점차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은 통합화, 다변화되고 있다. 정보기기의 핵심두뇌 역할을 하는 만큼 그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향후 시장의 강자가 누가 될 것이냐는 데 있다.
‘파워PC’를 내세운 모토로라나 IBM, 명령축약형컴퓨팅(RISC)칩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시스템기반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새로운 강자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반도체업계 전문가들은 두가지 사건을 통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미래를 점쳐 보고 있다.
첫번째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지적재산(IP) 유통이라는 신개념을 비즈니스화한 영국의 신생 벤처 ARM이 설립 10년도 안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ARM의 성장은 결국 임베디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수요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케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지난 4월 일본의 히타치와 ST마이크로가 설립한 ‘슈퍼H’라는 마이크로프로세서 관련 합작사다. 이 두 업체는 기술 제휴를 통해 RISC방식의 차세대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 ‘SH-6’와 ‘SH-7’을 만들어 시장공략에 나
서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바로 히타치다. 그동안 자사 제품에만 탑재해오던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를 ST의 힘을 빌려 본격적으로 상품화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임베디드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향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이 열리는 만큼 우리 기업의 새로운 도전 가능성도 함께 열리는 것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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