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정보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인간의 기억력이 점점 감퇴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 검사장실 여직원인 델린 월트립은 대뇌피질이 판검사와 법원서기, 가족, 친구들의 열자리 전화번호 수 백개로 가득 차 있으나 한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월트립은 최근 한 전화번호가 급히 필요해 기억을 더듬었으나 좀처럼 떠올릴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승용차로 달려가 휴대폰을 꺼내 그 번호를 찾아내야 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http://www.latimes.com)는 이처럼 사람들이 전화번호나 생일 등을 기억하는 데 자신의 기억력보다는 디지털 정보기기에 더욱 의존함으로써 ‘과학기술에 의한 건망증(technological amnesia)’에 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월트립처럼 휴대폰, 포켓 컴퓨터, 단축 다이얼 같은 디지털 체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현대인들의 건망증이 치유불능 상태까지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부모 주소나 배우자 직장 연락처 등 평범한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정보들이 머릿속이 아닌 휴대폰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에 입력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들의 지적이다.
미국에서 사용중인 1억여개의 휴대폰 대부분이 단축 다이얼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800만개의 PDA는 생일, 기념일, 중요 회의 날짜를 챙겨준다. 웹사이트들도 이용자들에게 갖가지 호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전화 다이얼을 돌리기 위해 굳이 애쓰며 기억을 되살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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