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와 일본빅터(JVC) 등 일본의 주요 AV기기 업체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플레이어의 유럽현지 생산에 착수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JVC는 이미 독일에서 DVD플레이어의 양산에 들어갔고, 소니도 유럽 생산 거점의 하나인 헝가리에 생산체제를 갖추고 11일부터 조업을 개시했다.
지금까지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해 온 이들 업체가 현지 생산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유럽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거대 시장을 형성함에 따라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생산체제가 요구됐기 때문이다. 올해 유럽 DVD플레이어 시장 규모는 2000년의 1.8배인 608만200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유럽 시장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대량 유입으로 가격경쟁이 극심한 미국과는 달리 저가화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은 안정적인 공급체제가 주요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판단도 현지생산 착수의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마쓰시타 계열의 JVC에 이어 DVD플레이어 최대 업체인 소니까지 유럽 현지생산에 착수함으로써 다른 일본 업체들도 신속하고 안정적인 공급체체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오디오 기기와 VCR 데키 등을 제조하고 있는 헝가리 공장에 DVD플레이어 생산라인을 정비하고, 11일 조업에 들어갔다. 이 공장의 제조 능력은 월간 5만대며 모두 유럽용이다. 주로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출하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만 해온 유럽용 DVD플레이어 생산 일부를 이번에 헝가리로 돌림으로써 수송비용을 절약하고 환율변동 위험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VC는 지난 5월부터 독일 베를린의 JVC비디오 매뉴팩처링유럽에서 VCR 데키 생산라인 일부를 전용해 DVD플레이어 생산에 나섰다. 주로 저가 기종이며 올해 25만대 가량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헤 유럽 판매 목표를 50만대로 잡고 있다.
일본 전자업계 단체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에 따르면 올해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은 2000년 대비 58.9% 증가한 2545만8000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중국 제조업체의 저가 공세가 극심해 일본 업체들은 점유율 저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유럽 시장은 미국만큼 가격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일본 업체들이 50%를 약간 웃도는 점유율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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