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하얀마음백구가 남긴 교훈

 아동용 PC게임 ‘하얀마음백구’가 10만장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산 PC게임이 10만장 이상 팔리는 것은 빅뉴스다. 그것도 아동용 국산게임이 10만장 넘게 팔린다는 사실은 뉴스보다 ‘신화’에 가깝다.

 쟁쟁한 외산타이틀도 3만장 이상 팔려야 ‘대박’으로 분류되는 국내시장 현실을 감안하면 ‘백구’의 선전은 정말 칭찬받아 마땅하다.

 지난해말 출시된 ‘하얀마음백구’는 숱한 ‘백구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백구 모르면 간첩’이란 유행어가 탄생했고 타이틀을 갖고 있는 학생은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샀다. 주말이면 용산전자상가에는 ‘백구’ 타이틀을 찾는 어른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백구’ 캐릭터 상품도 덩달아 인기를 모았다. 개발사인 키드앤키드닷컴과 배급사인 한빛소프트는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백구 돌풍’은 우리나라 게임산업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아동용 게임시장이 더이상 마이너시장이 아니라는 발상전환을 이끌어낸 것은 ‘백구’가 준 가장 큰 선물이다. ‘백구’의 성공으로 촉발된 아동용 게임 개발붐은 국내 PC게임시장의 양적발전에 큰 도움을 줬다. 올 상반기 PC게임 매출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쾌속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아동용 게임의 르네상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백구’는 국산게임도 기획력만 좋으면 외산게임보다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동안 외산게임 베끼기에만 혈안이 돼 있던 국내업체들로서는 ‘백구’가 따끔한 회초리와도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백구 게임대회’를 통해 게임대회가 더이상 청소년이나 어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계기가 마련됐다.

 ‘백구’는 아동용 게임으로는 드물게 수출성과도 올렸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대만·홍콩·중국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유럽업체와 10만달러 상당의 수출협상을 진행중이다.

 한국 고유의 캐릭터 개발과 어린이라는 ‘틈새시장’의 개척, ‘백구’의 성공을 놓고 많은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평가를 쫓아가다 보면 항상 ‘프런티어’ 정신과 만난다. 처음에는 모두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백구’는 개척정신 하나로 한국 게임산업의 지도까지 바꿔놓았다.

 ‘프런티어’ 정신으로 똘똘 뭉친 제2, 제3의 백구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문화산업부·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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