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의 세계>(35)스트리밍 미디어의 현황과 전망-사용자의 진화

얼마 전 모 라디오 방송국 관계자로부터 인터넷을 원망하는 소리를 들었다. “처음에는 PC통신과 인터넷 덕분에 청취자들의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젊은이들이 인터넷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청취자를 많이 잃게 됐다”며 기존 방송과 인터넷이 경쟁 관계로 발전하는 현상을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인터넷 이용자의 대부분이 10∼30대의 젊은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이 라디오의 주 청취자를 빼앗아간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네티즌 1세대가 20∼30대 초반의 대학생과 직장인이었다면 지금은 10대를 빼놓고서는 인터넷 비즈니스나 콘텐츠 비즈니스를 언급하기 힘들 정도가 돼버렸다. 10대가 대중음악 시장을 점령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특히 최근들어 인터넷을 놀이터로 삼아 성장해 온 1세대 네티즌들은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는 일에 관심을 보이면서 이용자에서 서비스 제공자로 변해가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에 대한 경험도 많고 남보다 더 많은 지식과 아이디어로 콘텐츠 제공자 집단으로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초기 스트리밍 미디어 이용자들은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초고속망의 보급, 인터넷 비즈니스와 새로운 미디어의 대두 등으로 인해 스트리밍 사용자들 역시 흥미로운 변화들을 보여주고 있다.

 △양방향 문화에 적응하고 있다. 단지 정보 수용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정보 제공자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정 단계를 넘어서면 곧 창업을 해 서비스 제공자로 성장하기도 한다. 영상 채팅과 개인 방송이 대표적인 예다. 이제는 보는 방송에서 참여하는 방송, 내가 만드는 방송으로 발전해 사용자들의 참여가 한층 늘어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 개인방송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없지만 조만간 개인방송에 과금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선보일 예정이어서 개인 동영상 CP시대가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본다.

 △멀티미디어 환경에 대한 적응이다. 스트리밍 미디어는 단순히 동영상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부가 정보들을 함께 제공하는 멀티미디어를 지향하고 있다. 아비트론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리밍 사용자들의 전자상거래 구매율이 일반 인터넷 이용자보다 더 높다. 이 보고서는 향후 웹서비스의 발전 형태이면서 동시에 디지털 방송 서비스와도 유사한 방송이 바로 스트리밍 미디어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스트리밍 미디어는 이러한 디지털 방송 시대의 미래 시청자를 양성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서비스에 가장 빨리 적응해 그 문화를 리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현재의 스트리밍 미디어 사용자들이다.

 △사용자들의 요구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사용자의 요구가 점점 개인적인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신세대만의 요구가 아니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고객관계관리(CRM)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들의 개인적인 욕구를 종합하고 관리하는 방법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이것이 바로 진정한 지식기반 구축의 첫 걸음이 아닐까 한다. 결국 사용자들은 지식기반을 만들어 내는 자극제인 셈이다.

 △국가나 문화에 대한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스트리밍 미디어는 실시간으로 국제간 통신을 자유롭게 해주었다. 국가나 문화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지고 ’지구촌’적인 사고와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스트리밍 미디어는 단순히 사진 몇 장과 텍스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문화적 영향이 사용자들에게 끼치고 있다.

 스트리밍 미디어 사용자들은 적극적이고 초문화적이며 개인적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주변 문화를 리드해 가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부류의 인터넷 이용자들이다. 이들은 새 콘텐츠와 문화 창달의 ‘뜨거운 감자들’인 것이다.

홍성구 composer@castservice.com

<캐스트서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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